연어들 ‘수중 화상’…“38도 폭염에 마라톤 하는 셈”

2021-07-29 20:01   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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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덥다 보니, 물속으로 뛰어들고 싶은 마음이 드는데요.

그런데 정작 물속에 사는 물고기들은 수온이 올라 괴로워하고 있습니다.

폭염에 화상을 입은 연어의 모습인데요.

들끓는 지구촌 소식, 권갑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태평양에서 미국 북서부 컬럼비아강으로 거슬러 온 연어들.

회색 비늘 사이로 붉은 속살이 선명합니다.

살갗이 하얗게 부풀어오른 연어도 힘겹게 헤엄칩니다.

미국 서부를 강타한 폭염으로 뜨거워진 물에 살이 익어버린 겁니다.

[마크 클리포드 / 미국 캘리포니아주 야생동물과]
강의 상황이 좋지 않아요. 산소는 부족하고 수온은 뜨겁고 물이 잘 흐르지도 않아 세균도 많아졌습니다.

연어가 오르는 강의 수온은 최소 21도.

사람으로 치면 섭씨 38도에서 마라톤을 뛰는 것과 비슷한 환경입니다.

[돈 샘슨 / 환경운동가]
우리가 느끼는 폭염을 상상해보세요. 연어들은 그보다 10배 더 느끼고 있습니다.

환경단체는 수십 년 동안 건설된 많은 댐이 강물의 흐름을 막아 수온이 높아진 걸로 보고 있습니다.

연어 구하기도 한창입니다.

워싱턴주 당국은 몇 년 전부터 연어들을 뜨거운 강에서 구출해 얼음이 담긴 트럭에 옮겨 싣고 시원한 곳에 방생하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이달 초 캐나다 서부 바닷가에서는 조개 수백만 마리가 열에 익어 입을 벌렸습니다.

최고 40도를 넘나드는 폭염에 10억 개 이상의 어패류가 폐사한 것으로 추정됐습니다.

[조 타노스키 / 굴 양식장 사장]
"굴, 조개, 홍합 등 모두 익어버렸어요. 특히 이 주위 홍합들이 다 사라졌습니다."

러시아 시베리아에서는 이상 기후로 동토가 녹아 진흙이 흘러내렸습니다.

폭염으로 인한 산불로 강원도보다 큰 1만 9천 제곱킬로미터가 불 타버린 모습이 위성에 포착되는 등 지구 곳곳이 폭염에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채널A 뉴스 권갑구입니다.

nine@donga.com
영상편집 : 강 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