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부상 아니길”…오주한, 기권했지만 3년 뒤 다시 도전

2021-08-08 18:55  

Your browser doesn't support HTML5 video.

오주한. 오직 한국을 위해 달린다는 의미로 케냐에서 귀화하면서 지은 이름이지요.

남자 마라톤에 나선 오주한 선수가 기권했습니다.

왼쪽 허벅지 통증에 발목을 잡혔지만 다음을 응원하는 따뜻한 격려가 이어졌습니다.

김태영 기자입니다.

[리포트]
경기 초반 가벼운 발걸음으로 선두권을 유지했던 오주한 선수.

10km 지점을 6위로 통과하며 좋은 성적이 기대됐습니다.

하지만 13km 지점을 지나는 순간, 도전에 발목이 잡혔습니다.

왼쪽 허벅지에 통증이 온 겁니다.

아픈 허벅지를 부여잡고 다시 속도를 내봤지만, 결국 15km 지점을 앞두고 기권했습니다.

케냐 출신인 오 선수는 지난 2018년 9월 귀화한 뒤 우리나라 국가대표가 됐습니다.

자신에게 마라톤을 가르친 고 오창석 감독을 아버지로 부르며, 오 감독의 고향인 충남 청양군청 소속으로 훈련을 해왔습니다.

청양에서는 아침부터 뜨거운 응원전이 열렸습니다.

[현장음]
"오주한 선수입니다. 선두권에 있습니다. 힘찬 박수 부탁드립니다. (박수소리)"

고 오창석 감독의 가족들은 아쉬움도 잠시, 부상 걱정이 앞섭니다.

[오임석 / 오창석 감독 동생]
"왼쪽 다리가 항상 약했는데 많이 아쉽습니다. 그래도 큰 부상이 아니길 바라고 있고요."

완주는 실패했어도 오 감독을 대신해 따뜻한 격려를 보냅니다.

[정지예 / 오창석 감독 부인]
"저희 남편도 아마 수고했다, 안타깝지만 다음을 위해서 슬럼프에 빠지지 말고 더 열심히 준비해라 (말했을 겁니다.)"

오직 한국을 위해 뛰겠다며 이름까지 주한으로 지은 오 선수,

이번 도전은 멈췄지만 힘찬 뜀박질은 앞으로도 계속됩니다.

채널 A 뉴스 김태영입니다.

live@donga.com
영상취재 : 박영래
영상편집 : 구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