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일단 올림픽 전에 너무 마음적으로도 그렇고 몸적으로도 여유가 없어서 조금 심리적으로 약간 힘들었었는데. 일단 좀 큰 무대를 치르고 나니까 심리적으로도 그렇고 몸도 좀 여유가 생긴 것 같아서 좋고. 좀 쉬고 있어요. 그냥
앵>저희가 한국 다이빙의 희망이라고 소개를 했어요. 근데 이번에 한국 선수로는 최고 성적을 거뒀거든요. 올림픽 4위. 예상을 했나요?
우>일단 솔직히 말씀드리면. 4위까지는 해야 된다고 무조건 생각하고 있었고요,
앵>4위는 적어도 해야된다.
우>네. 어쨌든 직전 대회 세계선수권에서 4위를 했었기 때문에 4위는 해야 된다고 생각해서. 근데 뭐 그 생각대로 좀 결과가 나와서. 만족하고 있어요.
앵>그렇군요. 다이빙이 사실 국내에서는 그렇게 접하기 쉬운 스포츠는 아니거든요. 16년 정도 했다고 들었는데 처음에 어떻게 접하게 됐나요?
우>저는 초등학교 방과 후 수업에 다이빙이 있어서 조금 다른 것보다 접해 본 적도 없고 조금 생소하기도 하고, 특이해서. 좀 그런 매력에 조금 끌렸던 것 같아요.
앵>처음엔 무섭지 않아요?
우>일단 처음엔 놀이처럼 시작했기 때문에 무섭다기보다는 좀 즐겼던 것 같아
앵>네. 아마 지금 보시는 어머님들도 많으실 것 같아서 여쭤봤습니다. 오늘 인터뷰 전에 예전 인터뷰나 여러 가지 것들 좀 찾아보니까 은사님께서 인터뷰가 있었어요. 처음부터 굉장히 남달랐다. 첫 한눈에도 엄청나게 활동적이었고 시작하자마자 말릴 만큼 열심히 했다. 왜 그렇게 다이빙에 푹 빠졌나요?
우>일단 제가 너무 다이빙을 하는 게 즐거웠고. 그런 기술들을 배우는 게 좀 재미있어서 좀 많이 빠져 있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네 좀 많이 즐기면서 했던 것 같아요.
앵>그럼 맨 처음에 다이빙대에 올랐을 때 그 느낌 기억나세요?
우>일단 다이빙 대에 올랐다기보다 물에 처음 들어갔을 때 기억이 나고요. 그 당시에는 수영도 못 했기 때문에 물에 좀 계속 가라앉고 그랬던 기억은 있어요.
앵> 물론 지금은 훈련을 많이 하겠지만 최고 높이가 10미터라고 들었어요.
그게 인간이 가장 무서워하는 높이라고 들었는데 어떻습니까?
우>일단 솔직히 저희 선수들도 안 무섭다고 하면 거짓말인 것 같고요. 저희도 무서움은 있지만 조금 반복하다 보니까 조금 그 무서움에 적응이 되는 것 같아요. 하지만 저희도 오랜만에 하거나 좀 난이도가 있는 기술을 할 때는 좀 두려움을 느끼는 것 같아요.
앵>두려움을 느끼는군요. 오래해도.
우>네. 아무래도.
앵>거의 일 초 만에 이제 준비한 거를 순식간에 다 보여줘야 됩니다. 뭐 생각할 틈이나 있을까 싶은데 어떤 생각으로 뛰어내리나요?
우>일단 저 같은 경우는 기술을 할 때 생각을 많이 하지 않는 편이에요. 시합을 뛸 때도 조금 마음을 비우고, 생각을 비우고 하는 편이고. 그런 것 같아요. 저는 생각을 좀 많이 안 하는 편인 것 같아요.
앵>뛰어내릴 때는 어떻습니까. 짧은 순간이지만 생각을 한다는 선수들도 있거든요?
우>네. 일단 생각을 하려고 해서 생각을 하는 게 아니라 일단 몸이 약간 먼저, 머리보다 좀 반응하는 그런 게 있는 것 같아요.
앵>지금 저희가 화면으로 봐도 굉장히 긴장되는 순간일 거예요. 1초 만에 집중력을 딱 모아야 되기 때문에. 긴장을 어떻게 푸나요?
우>일단 시합 때 같은 경우는 일단 마인드 컨트롤을 좀 많이 하는 편이고. 근데 뭐 잘해야 된다, 이런 것보다는 잘할 거다 무조건. 무조건 확신을 하는 그런 생각을 많이 하는 것 같아요.
앵> 조금 더 자세하게 말해 줄 수 있어요? 어떤 방식으로 하는지?
우>일단 잘 해야 된다, 라는 이런 좀. 생각보다는 잘할 수밖에 없다? 어쨌든 그만큼 노력해 왔고 열심히 해왔기 때문에 약간 그런 확신에. 제 자신을 믿고 약간 확신을 좀 가지는 것 같아요.
앵>우리가 흔히 긍정 확언이라는 말이 있는데. 부담을 주는 말보다는. 자신감을 갖고 확신을 갖고 뛰어내린다.
우>네, 맞습니다.
앵>국가대표로 뽑힌 게 저희가 찾아보니까 15살 때입니다. 처음 다이빙 대에 올랐을 때와는 또 달랐을 것 같습니다. 첫 국제대회는 어땠나요. 기억이 나나요?
우> 네. 2013년 세계 선수권이었는데 그때 당시에는 조금 부끄러웠어요. 다이빙을 하는 게 조금 자신도 없었고. 어쨌든 세계적인 선수들이랑 있다 보니까 위축도 많이 되고. 그래서 제 다이빙을 제대로 하지도 못했고. 약간 좀 많이 부끄러웠어요.
앵>부끄러웠다. 그 뒤로도 세계의 벽을 느꼈던 순간들이 있을까요?
우>그런데 그 세계선수권 이후로 조금 더 악착같이 하고 좀 더 저 자신도 분발하고 조금 자극을 받다 보니까. 더 훈련도 많이 하고 열심히 하다 보니까 그다음 대회부터 조금씩 성적이 나기 시작하더라고요. 점점 밑에서부터 올라가다 보니까 큰 벽에 아직 부딪혔다고는 생각해 본 적 없어요.
앵>아예 아래에서 올라갔다 보니까. 원래도 그렇게 좀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편이에요?
우>네. 아무래도 조금 항상 긍정적이게 생각하려고 해요. 저는.
앵>보통은 이게 기가 죽어서 포기할 수도 있으니까. 이제 메달을 바라보는 위치까지 왔습니다.
평소에 루틴이 어떻게 되는지? 훈련은 얼마나 하는지 좀 궁금하거든요.
우>일단 훈련 양 같은 경우는 하루에 7시간? 8시간 정도. 그 대신 오전 오후로 이렇게 나눠서 하는 편이고. 일단 루틴이라기보다는 저는 약간 강박증이 있거든요. 주변을 청소한다든지 옷장에서 옷을 꺼내서 다시 갠다든지 약간 좀 그런 강박이 있어가지고. 그런 것 같아요. 보통 루틴보다는 조금 강박에 가까운 그런 거.
앵>주변 정리가 돼야지 컨디션이 올라가는...
우>컨디션보다는 약간 제 마음의 불안을 그런 걸로 약간 지우려고 하는 것 같아요.
앵>그런 청소 같은 걸 하면서 마음의 불안이 해소가 되나요?
우>약간 좀 그런 편이었어요.
앵>귀찮을 수도 있잖아요. 굉장히 할 일이 많은데.
우>네. 그게 솔직히 말씀드리면 너무 힘들어요. 저도. 그래서 지금 많이 고쳤는데 일단 시합 전에 쉬어야 되는 타이밍에 그런 청소하고 옷을 개다 보니까 너무 힘들더라고요.
앵>7~8시간 훈련한다고 했거든요. 그럼 그게 다이빙대에서 몇 번 뛰어내리는 건가요?
우>하루에 보통 오전 훈련 오후 훈련 다 합치면 100번 가까이 뛰는 것 같고.
앵>100번이요?
우>네. 하루에 한... 뭐 오전 운동 할 경우 70번? 한 번 할 때 70번 정도 뛰는 것 같아요.
앵> 100번씩만 잡아도 지금 16년 동안 다이빙을 했다고 하니까, 합치면 어마어마하게 뛰어내린 거군요. 대단합니다. 그런데 아무리 물이라도 좀 궁금한 게. 물이라도 다칠 수는 있는 거죠?
우> 그렇죠. 뭐 많은 분들이 물에서 잘못 들어가면 통증이 없다고 생각하시는데. 오히려 물이 되게 마찰력도 세고 그렇단 말이에요. 그래서 저는 부상 같은 경우 당하는 선수도 많이 봤고.
뭐 일단 상처도 많이 나고. 상처보다는 멍도 많이 들고. 약간 그런 것 같아요.
앵>우하람 선수도 다친 적이 있나요?
우>저는 뭐 크게 다친 적은 없지만 그런 선수들을 많이 봤어요
앵>그럼 부상 위험에 대해서 걱정도 좀 많겠어요.
우>아무래도 다이빙이라는 스포츠가 워낙 역동적이고 이게 전신을 쓰다 보니까 약간 관절이나 이런 데 무리가 더 많이 가는 편이어서 조금 신체적으로 많이 부담이 가는 것 같아요.
앵>저희가 이제 안 해본 사람들은 상상이 잘 안 되기 때문에 주로 타박상 같은 부상이 생기는 건가요?
우>타박상보다는 약간 소위 말하는 그냥 근육이나 이런 신체들이 약간 닳는다? 너무 많이 써서? 약간 그런 느낌, 개념인 것 같아요.
앵>우하람 선수가 쓰는 기술 가운데서 가장 난이도가 높은 기술은 어떤 걸까요?
앵>일단 3미터 스프링보드에서 2회전 반 돌면서 3회전 비트는 동작이 있어요. 그게 지금 스프링보드 종목에서 제일 난이도가 높은 종목이고 세계에서도 많이 기술을 사용 안 하는 기술인데. 저는 그 기술이 조금 저한테 잘 맞고 장점인 것 같아요.
앵> 지금 저희가 영상을 준비했는데요. 얼마나 연습을 해서 그 기술을 할 수 있게 된 건가요?
우>일단 되게 어릴 때부터 준비했었고. 이 기술을. 어려운 기술을. 그리고 계속 좀 꾸준히 하다 보니까 몇 년 동안. 그게 딱 어느 순간 저한테 맞는 그런 느낌이 오더라고요. 그래서 조금 그런 부분이 장점으로 나타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앵>네. 흔히들 불모지라는 표현을 써요 다이빙을 갖고. 지금 우하람 선수가 어떻게 보면 한국 다이빙의 선두에 와 있는 건데 국내에 하는 선수들이 몇 명쯤 될까요?
우>일단 다이빙 선수가 선수 등록된 걸로는 200명 정도 가까이 있는 편인데요.
앵>생각보다는 꽤 있군요. 그래도.
우>생각보다 있는 편인데 타 종목에 비해서는 그래도 조금 적은 걸로 저는 알고 있어요.
앵>그렇군요. 우하람 선수도 아무래도 또 좀 더 많은 사람들이 다이빙을 즐겼으면 하는 바람이 있을 건데요. 일반 스포츠로서 생활 스포츠로서 다이빙만의 매력이 있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우>일 다이빙은 되게 배울 게 일단 많고. 그런 기술들을 하나하나씩 배워가는 그런 재미가 있는 것 같고요. 그리고 높은 데서 뛴다는 그런 게 무서울 수도 있지만 어떻게 보면 더 매력적으로 다가올 수도 있거든요. 그래서 최근 들어서는 동호인 이런 분들도 많이 더 생기고 계시고. 그런 매력에 빠지시는 것 같아요. 새로운 기술들을 배우는?
앵>우리가 이게 수영하고 많이 연달아 생각하시잖아요. 수영하고는 어떤 면에서 차별화된 종목이다...
우>일단 똑같은 걸 계속 반복하는 게 아니고 여러 가지 기술을 구사해야 되기 때문에 지루한 게 없는 것 같아. 지루하지 않나. 네 어쨌든 항상 새로운 느낌? 그런 것 같아요.
앵>사실 수영장은 많지만 다이빙대가 있는 곳을 저는 사실 본 적이 거의 없는 것 같아요.
굉장히 좀 접하기가 어려운데. 어렵다고 느끼는 부분들이 있을까요?
우>네. 일단 말씀하신 대로 시설이 저는 좀 부족하다고 생각하고. 시설이 부족하기 때문에다이빙 인프라도 계속 확대가 안 된다고 생각하고 저는. 그래서 그런 부분이 조금 개선돼야 될 것 같아요.
앵>지금 잠깐 한숨을 쉬셨는데. 네 저희가 ‘비인기 종목’이라는 말을 쓸 수밖에 없어요. 다이빙 선수로서 이런 것들이 가장 힘들었다...
우>일단 다이빙을 일단 모르시는 분들이 너무 많았고요. 처음에는. 무슨 운동을 하냐고 질문을 주셨을 때 다이빙을 한다고 하면 잘 모르시더라고요 그런 부분에서 약간 어릴 때부터 조금 아쉬운 부분이 많았어요. 근데 최근 들어서는 되게 많이 알아주시고 해서 점점 좋아지고 있는 것 같아요
앵>조용조용 말씀하시는 모습이 또 다이빙 때에 섰을 때 역동적인 모습과는 많이 다릅니다. 자, 우하람 선수. 이제 다음 목표는 역시 올림픽 출전이고 메달일까요
우>그렇죠. 저는 어릴 때부터 항상 꿈꿔왔고. 목표가 올림픽 메달 따는 거. 그거 하나만 보고 저는 운동을 하고. 그만큼 간절하기 때문에 올림픽 메달 딸 때까지는 이 목표나 꿈이 바뀌지 않을 것 같아요.
앵>올림픽 메달을 일단 따야 그다음 꿈을 꾼다. 어떻게 보면 처음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더 책임감이 클 것 같습니다.
우> 아무래도 많은 관심도 가져주시고. 점점 좋아지다 보니까, 성적들이. 그런 부분에 있어서 책임감도 느끼고. 올림픽 메달을 따야지 더 다이빙이 발전할 수 있다고 저는 그렇게 확신하고 있어요.
앵>네. 멘탈 관리법부터 해서 조용하지만 많은 에너지가 느껴지는 우하람 선수와의 인터뷰였습니다. 오늘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