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7일(현지 시간) 영국 윈저성에서 열린 국빈 만찬에 참석해 찰스 3세 영국 국왕의 환영사에 이어 답사하고 있다. 사진=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문직 취업 비자인 H-1B 신청 시 건당 10만 달러(약 1억4000만 원)의 수수료를 부과하는 내용의 포고문에 서명했습니다.
H-1B 비자는 과학·기술·공학·수학(STEM) 분야의 전문 직종에 적용되는 비자입니다. 수요가 많아 추첨을 통한 연간 발급 건수가 8만5000건으로 제한돼 있습니다.
기존 H-1B 비자 신청 수수료는 추첨 등록비 215달러·고용주 청원서(I-129) 제출비 780달러로 약 1000달러 수준인데, 이를 10만 달러로 크게 올리는 겁니다.
게다가 이 금액은 1인당 1년치입니다. 체류 기간 매년 같은 금액의 수수료를 내고 갱신해야 합니다.
트럼프 행정부 관계자는 이번 조처가 저임금 외국인 노동력으로부터 미국인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백악관은 H-1B 비자 제도가 남용되면서 미국 내 임금 상승을 억제하고 미국인들의 과학기술 분야 진출을 막는다며 이것을 안보 문제로 규정합니다.
이번 조처는 미국 정보기술(IT) 업계에 상당한 타격을 줄 전망이다.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등 대형 기술기업들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같은 전문 인력 부족 해소를 위해 H-1B 비자에 크게 의존해 왔습니다.
실제로 아마존은 올해만 1만 건 이상, MS와 메타는 각각 5000건 이상의 H-1B 비자를 승인받았습니다.
이 소식이 전해진 뒤 정보기술 서비스 기업인 코그니전트의 주가가 5% 이상 하락하기도 했습니다.
H-1B 비자의 최대 수혜국은 인도였습니다. 지난해 H-1B 비자 승인을 받은 사람의 71%가 인도 국적이었고, 중국이 11.7%로 그 뒤를 이었습니다.
윤승옥 기자 touch@ichannel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