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선 형사부 검사 “왜 정의구현 못하게 하나”

2025-09-24 11:52   사회

 뉴스1

일선 형사부 소속 검사가 여권이 추진하고 있는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와 관련해 "왜 정의구현을 못하게 하느냐"며 불만을 토로했습니다.

정성욱 인천지검 형사4부 검사는 최근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게시글을 올려 여권이 추진하는 검찰개혁에 대해 "정치사건만 못하게 하면 되지 않느냐"고 반문했습니다.

본인을 8년차 형사부 검사라고 소개한 정 검사는 본인의 주된 업무는 사건 기록을 보고 기소, 불기소 여부를 결정하는 일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전담 업무인 보이스피싱 사건을 예로 들며 검찰의 보완수사권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정 검사는 "최근 오래된 사건 중 하나를 처리했는데 경찰이 범죄수익금을 전혀 특정하지 않은 채 사건을 송치했다"며 "두꺼운 기록을 뒤져 범죄수익금을 특정하고 여러 조치를 취했다"고 적었습니다.

그러면서 "'보완수사를 못하게 되면 이런 사건은 어쩌지'라는 답답함이 밀려온다"면서 "범죄자들은 활개치며 잘 살고 피해자들은 피해금을 전혀 돌려받지 못하는 상황에 화가 난다"고 말했습니다.

또, "(범죄자들은) 몇 년 살다 나오면 되니 수지타산이 맞는 장사라고 생각할 것"이라며 "나뿐 아니라 내 주변의 평범한 형사부 검사들은 대개 이런 상황에 분노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정 검사는 "1%의 정치사건이 아닌 99%의 민생사건을 처리하기 위해 검사라는 직업을 택했다"며 "피해자들의 고통에 상응하는 고통을 범죄자들도 겪어야 한다는 생각에 밤을 샌다"며 글을 맺었습니다.

송진섭 기자 husband@ichannel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