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국립병원 등 8곳 의료기기 ‘내구연한 초과’ 38% 넘어

2025-10-02 15:12   사회

 내구연한이 지난 고압증기멸균기. 더불어민주당 백혜련 의원실 제공

국립중앙의료원 등 보건복지부 산하 국립병원 8곳에서 내구연한이 초과된 의료기기를 다수 보유하거나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평균 노후화율 38% 이상으로, 최대 62%를 넘긴 곳도 있었습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복지부 산하 국립병원과 연구기관 8곳으로부터 받은 내구 연한 초과기기 현황 자료를 보면 의료기기 전체 3,270개 중 1,251개가 내구 연한을 초과해 평균 노후화율 38.25%를 기록했습니다.

내구 연한을 초과 사용한 장비에는 심장충격기, 혈압계, 혈액 약품 냉장고, 멸균기를 비롯해 정밀 진단에 활용되는 MRI, X선 촬영장치, 초음파, 내시경 장비 등도 포함됐습니다.

국립중앙의료원의 경우 내구연한을 12년 초과한 인공호흡기, 10년 초과한 제세동기를 보유하고 있고 국립공주병원의 중에는 내구 의료용 산소혼합공급기 연한이 11년 초과한 것도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내구연한이 지난 고압증기멸균기. 더불어민주당 백혜련 의원실 제공

국립나주병원의 바이오피드백 장치는 6년 8개월이 지났고, 국립목포병원의 저출력심장충격기는 5년, 국립 소록도병원의 인공호흡기는 7년이 지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 국립병원 관계자는 "내구연한이 초과한 장비를 전부 사용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여분으로 보관하고 있는 것도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의료기기를 수리하는 의공기사나 외부 업체를 통해 관리하고 있다"며 "내구연한이 초과했다고 해서 당장 환자에게 직접적인 위해가 가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현재 국립병원과 연구원 의료기기의 내구연한은 상급 기관인 복지부가 모니터링하거나 감시하는 규정이 없고 각 기관이 자체적으로 관리·운영하고 있습니다. 예산 역시 기획재정부를 통해 각 기관이 개별 편성 받습니다.

복지부 관계자는 "내구 연한이 초과됐다고 해서 무조건 교체할 수 있는 것은 아니고 선순위에 따라 장비 교체를 진행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백혜련 의원은 "공공의료의 심장인 국립중앙의료원과 지역거점 국립병원에서 수년에서 십수 년 내구연한이 초과된 장비가 운영되는 것은 국민 안전을 위협하는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필수·응급·감염관리 장비부터 우선 교체하고 내구연한 도달 장비에 대해 운영중지·조건부 허용 등 안전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다해 기자 cando@ichannel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