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기자]1%→50% 맘다니 지지율 ‘돌풍’의 이유는

2025-11-06 19:43   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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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아는기자, 외교안보국제부 김범석 부장 나왔습니다.

1. 어제 오늘 계속 맘다니 얘기가 나옵니다.

그제 뉴욕 시장 선거에서 당선된 인도계 무슬림인 조란 맘다니입니다.

제가 준비한 영상 한 번 보시죠.

[조란 맘다니 / 뉴욕 시장]
"트럼프에게 배신 당했다면 그를 어떻게 물리칠 수 있는지를 보여줄 수 있는 곳이 바로 그를 낳은 이 도시(뉴욕)일 겁니다."

시장 당선 연설에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독재자'라 부를 정도로 패기가 엄청난데요 이유가 있습니다.

뉴욕 시장 선거 첫 출마에 50% 넘는 득표율을 기록하며 바로 한 번에 당선된 겁니다.

1년 전 지지율이 1%였던 것을 감안하면 정치 입문 5년 밖에 안 된 신참이 말 그대로 돌풍을 일으킨 거죠.

이번 선거로 세운 기록만 보면 뉴욕시 역사상 첫 무슬림 시장이 됐고, 뉴욕 최근 100년 역사 중 가장 젊은 30대 시장입니다.

2-1. 돌풍의 이유가 뭔가요?

미국 정치 전문가들의 공통된 대답은 '신선함'.

그러니까 뻔한 정치가 아닌 새 바람을 일으킬 것 같은 기대감을 주었다는 겁니다.

맘다니의 투표 독려 영상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보통 정치인이 등장해서 투표하자고 하는 형식이 아니라 건물 계단을 왔다갔다 하거나, 발렌타인데이에 유권자에게 고백하는 콘셉트로 만드는 등 감각적인 정치를 시도했다는 겁니다.

자신의 공약인 ‘건물 임대료 동결’을 발표할 때도 기자회견 대신 양복 차림으로 코니아일랜드 바다에 뛰어들며 외치는 독특한 방식을 택했습니다.

2-2. 출신이나 경력이 특이해서 그런 느낌이 듭니다.

‘엘리트 집안의 금수저’라는 평가 때문이죠.

1991년 아프리카 우간다에서 태어났고, 일곱 살 때 뉴욕 퀸스로 이주했습니다.

맘다니의 아버지는 컬럼비아대 정치학과 교수, 어머니는 유명 영화감독인데요, 모두 명문 하버드대 출신입니다.

이 때문에 ‘역공’도 받았는데요, 에릭 애덤스 전 뉴욕 시장은 맘다니를 고생 안 한 ‘금수저’, 이른바 ‘네포 베이비’라고 비꼬기도 했습니다.

또, 결혼도 특이하게 했는데요, 아내를 모바일 데이트 프로그램에서 만난 거죠.

시리아계 미국인인 아내는 ‘온라인 스타’이기도 합니다.

2-3. 랩도 했다고 하는데, 정치는 어떻게 하게 된 건가요?

10년 전 래퍼 활동을 한 적이 있습니다.

지금 보시는 것이 활동 당시 뮤직비디오인데요, 인도 향신료 ‘카다멈’을 래퍼명으로 했습니다.

정치 입문도 이 랩 때문입니다.

평소 친하게 지내던 한 래퍼를 통해 알리 나즈미라는 변호사를 알게 됩니다.

이 사람이 나중에 선거에 출마하는데, 맘다니가 이 캠프 자원봉사자로 참여합니다.

맘다니는 또 아시아계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주거 상담사로 일한 이력이 있는데, 집이 압류되거나 강제 퇴거되는 현장을 직접 보면서, 사회적 약자를 돕겠다는 진보적 신념을 키웠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2018년 미국 시민권을 획득했고 2년 뒤인 2020년 뉴욕주의회 의원선거에 출마해 뉴욕주 의원으로 선출됩니다.

3. 그럼 이제 탄탄대로를 걷는 건가요?

꼭 그런 것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우선 트럼프, 맘다니를 공산주의자라고 맹비난하면서 뉴욕시에 연방 지원을 최소화 하겠다고 합니다.

무엇보다 무상 복지를 앞세운 공약 이행에 대한 우려도 나옵니다.

재원을 기업과 부유층에게 세금을 걷어서 마련하겠다는 건데 당연히 반발이 예상되죠.

팍팍한 삶에 희망을 줄 것 같은 기대감은 그의 가장 큰 무기지만, 행정 경험이 부족한 것은 최대 약점으로 꼽힙니다.

지금까지 아는기자였습니다.

김범석 기자 bsism@ichannel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