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선거든 출마한다”는 조국에 민주당이 바라는 선택지는? [런치정치]

2025-11-08 12:00   정치

 정치적 메기가 되겠다고 선언한 조국 전 조국혁신당 비대위원장의 SNS 글

"어느 선거에 나가서 무엇을 할 것인지 내년 봄에 결정할 겁니다."(지난 3일,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 중)
"지방정치 활성화를 위한 '정치적 메기'가 되겠습니다" (지난 4일, SNS)

조국 전 조국혁신당 비대위원장이 최근 인터뷰와 SNS를 통해 밝힌 내년 지방선거 구상입니다. "어느 선거든 출마한다"고 언급하면서 내년 6월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재보선 판을 흔들 하나의 변수로 떠올랐죠.

정치권에선 조 전 위원장이 서울·부산시장 선거에 도전하거나 시·도지사 선거 출마를 위해 사퇴할 여당 의원 지역구에 출마해 국회 입성을 노린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조 전 위원장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오세훈 당선을 제가 보고 싶겠나"라고요. 그러면서 "민주당에서 광역단체장을 걱정하시는 것 같은데 그런 걱정은 안 하셔도 된다"고도 했습니다. 주요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민주당과 범여권 후보 단일화를 하겠다는 취지로 읽힙니다.

"걱정말라"는 조 전 위원장의 얘기에도 민주당의 마음, 편치만은 않아 보입니다.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민주당에게 득이 될 수도, 실이 될 수도 있다는 판단 때문입니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민주당은 '동지이자 경쟁자'인 조 전 위원장에게 무엇을 바랄까요?

"'오세훈 저격수' 필요…출마 후 단일화" 

복수의 민주당 의원들, "이상적인 건 조 전 위원장의 서울시장 출마 이후 단일화"라고 입을 모았습니다.

한 수도권 의원은 "오세훈 현 서울시장의 입지가 강한 상황에서 '오세훈 저격수'가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지난 총선 때 조국혁신당은 '윤석열 정권 3년은 너무 길다'는 구호로 강성 지지층을 공략했죠. 내년 지방선거에서도 민주당보다 더 세게 오 시장을 공격할 인물이 필요하다는 겁니다.

한 중진 의원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서울시장 선거를 통해서 조국혁신당과 민주당 간 활로를 만들고 지방선거 이후 합당 수순을 밟아야 한다"고요. 내년 지방선거가 양당 간 합당을 위한 초석이 되어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그러면서 "서울에서 경쟁으로 끝나면 둘 다 죽는다"고 못박았습니다. 조 전 위원장이 양당 간 단일화 경선을 전제로 서울시장 선거에 나와야 한다는 거죠.

"부산 나가야" vs "환영받을지 미지수" 

부산이 고향인 조 전 위원장의 또다른 선택지로 거론되는 건 부산시장이나 부산 북갑 보궐선거죠. 부산 북갑은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이 부산시장 출마를 위해 사퇴한다면 국회의원 보궐선거가 치러질 곳입니다.

조 전 위원장의 부산행에 대해 민주당 의견은 각양각색이었습니다.

한 민주당 의원은 "부산에서 조국 전 위원장의 입지가 커질 수도 있다"며 "그렇게 되면 단일화 과정에서 범여권 지지를 이끌어내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 했습니다.

반면 또 다른 의원은 "전재수 장관이 부산시장 출마를 결정하지 못한 상황에서 조 전 위원장도 쉽게 출마 고려를 하지 못할 것"이라며 "부산에서 조 전 위원장을 환영할지도 미지수"라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부산은 지난해 총선 때 민주당이 18개 지역구 중 1석(부산 북갑)만 얻을 만큼 험지이기 때문입니다. 조 전 위원장이 출마해도 실익이 뚜렷하지 않다는 거죠.

"당 입지부터 강화해야" 

조 전 위원장이 어딜 나오든 대세에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란 분석도 있었습니다.

한 민주당 의원은 "조 전 위원장은 현재 위기라면 위기인 상황"이라며 "당 내부에서도 조 전 위원장을 신경 쓰지 않는 의원들이 많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조국혁신당 스스로 입지를 회복하는 게 순서"라고 덧붙였습니다.

지난 8월 조 전 위원장 사면 이후 조국혁신당 내부에선 성비위 사건 등이 불거졌죠. 민주당 입장에서 조국혁신당에게 아쉬운 소리를 할 만큼 매력적인 파트너가 아니라는 겁니다.

반면 호남 지역은 조국혁신당 후보들 출마에 긴장하는 분위기입니다. 간판인 조국 전 비대위원장 없이 치러진 지난 4월 전남 담양군수 재선거에서 조국혁신당 정철원 군수가 당선되기도 했으니까요.

"국힘이 가장 뼈아플 선거에 출마" 

그렇다면 조국혁신당 내부에서는 조 전 비대위원장의 미래, 어떻게 그리고 있을까요?

조국혁신당 소속 한 의원은 "일단 국회의원이 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본다"며 "지방선거에 나가게 되면 당과 거리를 가깝게 하는 게 쉽지 않을 것"이라 내다봤습니다.

또 다른 조국혁신당 관계자도 "내년 선거 이후 민주당과 합당 이야기가 나올 수 있는 만큼, 당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는 계기가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신장식 조국혁신당 의원은 그제(6일) 한 방송에서 조국 전 대표가 "국민의힘이 가장 뼈 아파할 만한 선거에 출마하지 않을까 싶다"고 관측했는데요.

국민의힘이 가장 뼈 아파할 선택지는 어디일까요. 조 전 비대위원장, 자신의 바람대로 '정치적 메기'가 될 수 있을까요.

최재원 기자 j1@ichannel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