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등록 외국인 체류자 사이에서 태어난 아동도, 출생등록을 해줘야 한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습니다.
헌법재판소는 오늘(27일) 베트남 국적 A씨가 낸 입법부작위 헌법소원에서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위헌 결정했습니다.
대한민국에서 태어난 외국인도 국적이나 체류 자격에 관계 없이 출생 등록을 해줘야 할 입법 의무가 있다는 판단입니다. 현행 가족관계등록법상 출생신고 대상을 '국민'으로 한정하고 있습니다.
헌재는 "국적을 떠나 모든 아동이 소중한 생명이자 독자적 인격체"라며 "아동은 자신이 태어나는 장소나 나라, 부모를 선택할 수 없기 때문에 태어난 즉시 국가가 그 존재를 공식 기록해줘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외국인 아동이 본국에서 출생등록될 수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만으로는 해당 외국인 아동이 우리 사회에서 충분히 공적으로 그 존재를 증명하고 보호받기 어렵다"고 봤습니다.
이번 사건을 놓고 불법 체류자들을 묵인하는 게 아니냐는 논란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헌재는 "(출생 등록) 그 자체로 대한민국 국적이나 대한민국에서의 체류자격을 부여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했습니다. 아동이 국내에 거주하는 동안 최소한의 보호와 지원을 할 뿐이라는 게 헌재 설명입니다.
A씨 부부는 2019년 4월 자녀를 출산했지만, 출생신고를 하지 못하자 헌법소원을 냈습니다. A씨의 자녀는 올해 만 7세가 됐지만, 초등교육을 받지 못하는 상태인 걸로 알려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