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 수력 발전소 터널에 9일 동안 갇혔다가 구조된 산제이 사가 11일(현지시간) 네팔 카트만두의 군 병원에서 퇴원한 후 아내, 딸과 함께 사진을 짝고 있다. 사진=뉴스1
네팔에서 발생한 대홍수와 산사태로 수력발전소 터널에 갇혔다가 열흘 만에 구조된 산제이 샤(30)는 구조될 때까지 바위틈에서 스며나온 물을 마시며 버텼다고 밝혔습니다.
샤는 12일(현지시간) 공개된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당시 상황을 생생하게 회고했습니다.
그는 "거기는 눈에 보이는 게 아무것도 없었다. 대부분의 시간 동안 눈을 감고 있었다. 자칫 발을 헛디디거나 눈이 다칠까 봐 오랫동안 눈을 꾹 감고 있었다"고 털어놨습니다.
샤는 "그렇게 계속 눈을 감고 지냈더니, 나중에는 다시 눈을 뜨는 것조차 어려워졌다"고 말했습니다.
국영 네팔전력청 소속 기계 현장반장으로 3년 넘게 상부 트리슐리 3A 수력발전소에서 일한 샤는 홍수 직후 무너진 벽과 장비, 진흙더미 사이에 갇혔습니다.
샤는 "동료와 둘이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아 아래로 내려가는 대신 위쪽으로 향했다. 큰 홍수가 덮쳐도 그 높이까지는 닿지 않을 거라고 믿었다. 6층에 도달했을 때 아래에서 물이 차오르기 시작했고, 우리는 그 혼란 속에서 흩어지고 말았다"고 털어놨습니다.
산사태로 지형이 완전히 바뀌어버린 터널 속에서 그는 이동을 포기했습니다. 샤는 "홍수 전에는 터널의 구석구석을 훤히 꿰뚫고 있어서 어려움 없이 깊숙이 들어갈 수 있었다"면서도 "홍수가 난 뒤에는 구조가 완전히 바뀌어 버렸다. 장비는 다 쓸려나가고, 상자는 사방에 흩어지고, 벽은 무너져 내렸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그래서 발걸음을 돌려 가장 안전하다고 믿는 곳에 머물렀다. 바로 그곳에서 그들(구조대)이 결국 나를 찾아냈다. 그렇지 않았다면 어떻게 됐을지 상상조차 할 수 없다"며 고개를 내저었습니다.
또한 샤는 "설령 죽게 된다고 한들, 쉽게 포기해 버리는 게 무슨 의미가 있겠나 싶었다. 계속 하나님의 이름을 부르며 마하 만트라를 외웠다. 마하 만트라는 전혀 다른 종류의 느낌, 거의 영적인 체험이 됐다. 두렵지 않았고, 오히려 마음이 차분해지고 편안해졌다"고 설명했습니다.
병동에서 치료를 마친 샤는 안도하면서도 동료들의 죽음을 애도했습니다.그는 "내가 살아남은 것은 다행이지만, 내가 대피하라고 권했던 이들 중 많은 이들이 결국 바깥으로 나갔다가 홍수에 휩쓸려갔다"며 "그게 가장 가슴 아픈 부분"이라며 눈시울을 붉혔습니다.
윤승옥 기자 touch@ichannel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