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개골 골절된 아기에 소주 먹인 엄마…“혈액순환에 도움”

2026-09-29 13:53   사회

 사진=뉴스1

미숙아로 태어난 두 살배기 아기를 수개월간 폭행·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30대 부부가 아기를 살해하거나 학대한 사실 일부를 끝내 부인했습니다.

대전지법 제11형사부는 29일 아동학대범죄의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아동학대살해) 등 혐의로 기소된 친부 A 씨와 친모 B 씨에 대한 결심공판을 열었습니다.

이날 재판절차를 마무리하기 전 진행된 피고인 신문에서 A 씨는 숨질 당시 생후 24개월이었던 C 양의 뺨을 때리고 걷어차는 등 수개월간 폭행한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살해할 의도가 없었다며 일부 혐의를 부인했습니다.

A 씨는 C 양의 팔다리를 잡고 들어 올려 허리높이에서 떨어뜨리거나, 기저귀만 입힌 채 방 창문을 열어 학대한 사실도 모두 인정했습니다.

A 씨는 "사망할 거라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 좀 마르기는 했지만, 그그정도일 줄은 몰랐다"며 아기를 세게 때린 이유에 대해서는 "스트레스가 많았다"고 답했습니다.

B 씨는 아기가 숨지기 전 불닭소스를 먹이고, 두개골이 골절됐을 때 10㎜ 약병에 소주를 넣어 먹인 사실에 대해 "평소 밥을 잘 먹지 않아 입맛을 돌게 하려고 소스를 먹인 것"이라며 "소주는 시골 어른들이 가끔 먹이는 일이 있어서 혈액순환에 도움이 될 것 같아 먹였다"고 진술했습니다.

남편이 아기를 학대하고 폭행한 사실은 알지 못했고, 온몸에 든 멍은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는 취지의 답변도 이어갔습니다.

이들은 숨진 C 양을 비롯해 네 자녀를 키우고 있었는데, 다른 아이들에게 같은 행위를 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에 대해 B 씨는 "낳고 싶지 않았는데 남편이 원했다. 아이를 보면 제가 살아있는 것 같지 않았다"고 털어놨습니다.

숨진 아기의 머리뼈가 부러질 정도로 크게 다친 이유에 대해 피고인들은 "씻기다가 넘어졌는데 피부가 달아오르기만 해서 심각한 줄 몰랐고, 이후 숨을 안 쉬는 것 같아 심폐소생술을 하면서 119에 신고했다"고 똑같이 말했습니다.

검찰은 범행 기간과 정도, 피고인들이 말을 맞춰 증거를 인멸하려 한 정황 등에 비춰 A 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해 줄 것을 재판부에 요청했습니다. 다만 B 씨에 대해서는 남겨진 자녀들의 양육과 비교적 범행 정도가 가벼운 점 등을 고려해 징역 15년을 구형했습니다.

이들은 최후변론에서 "용서를 구하고 싶다. 후회하고 있다"는 등 짧은 말을 남겼습니다.

이들은 C 양이 2024년 12월 16일 숨지기까지 약 3개월간 폭행하고 학대해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윤승옥 기자 touch@ichannel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