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A]구미 불산 누출/대응 조치 어땠나…美선 주민 대피 최우선

2012-10-08 00:00   사회,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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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질문1]

그럼 여기서, 취재기자와 함께
취재 뒷이야기를 알아보겠습니다.

사회부 황순욱 기자 나왔습니다.

황기자, 사실 불산가스라는 것을
저도 이번 사고 때문에 알게됐는데요,

특별 재난지역 선포까지 될 정도로
이렇게 사태가 심각해진데는 이유가
있다고요?

[답변1]

네, 사실 누구의 잘못이냐를 섣불리
속단하기에는 조심스러운 부분입니다.

그래서 저희 취재진이 외국의 사례가
있는지를 살펴봤습니다.

미국에서도 지금부터 20~30년 전이죠,

1980년대~90년대에 불산가스 누출사고가
종종 발생했습니다.

우리가 주목할 점은 구미 누출사고와
비슷한 규모의 사고를 찾아 봤는데요,

우리 만큼 피해가 크지는 않았습니다.

우선, 준비한 내용을 함께 보시지요.

파이프에서 분출된 불산가스가
흰구름처럼 사막을 뒤덮습니다.

불산가스가 유출됐을 때
확산되는 정도를 예측하는 실험입니다.

미국에서도 불산유출 사고는
1986년~1991년 사이에 33건이 발생했고,
이후에도 간혹 발생했습니다.

1987년 텍사스에서 발생한
대규모 불산 유출사고로 인근 주민
4천명이 대피했지만 사망자는 없었습니다.

사고 발생 직후 신속한
주민 대피령을 내렸졌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 박종태 / 고대 산업의학과]
"(우리나라는) 유출이 됐다든지 폭발이 됐을 때,
비상 대응체계에 대한 근로자의 교육과 인지도가 낮습니다."

미국에서는 공장이 수시로 경보를 울리고
주민들에게 위험성에 대해 명확히 알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의 경우 주민들은
유독물질에 대한 정보가 거의 없었습니다.

[인터뷰 : 최숙분 / 마을 부녀회장]
“(얼마나 위험한건지) 모르니까. 우리는 그냥
일반 화재 나가지고 물을 부으면 수증기처럼 나는 거 있잖아요.
그런 생각만 했지 딴 생각은 안했거든요.

폐손상과 심장질환 피부병을 유발하는 불산은
우리나라에서 567업체
만9천여 명이 취급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 박종태 / 고대 산업의학과]
"마을 주민들이 연기가 나도 위험한 지 알수가 없거든요.
공장과 주민들이 위험정보를 공유하는 게 매우 중요합니다."

유독물질 사고에 대한
안전 수칙과 신속한 대피 시스템이 시급합니다.

[질문2]

내용을 보면, 구미의 경우 누출 사고 직후 대처가
늦어진 점이 사태를 키운 원인이란 소리군요?

[답변2]

불산 가스 누출의 경우는 초기대응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앞서 화면에서 보셨지만, 구름같은
증기가 뿌옇게 대기를 뒤덮었죠?

불산은 끓는점이 섭씨 19.5도로 낮고,
공기보다 가볍습니다.

액체상태로 있다가 공기에 노출되는 순간
기체나 증기 상태로 퍼지는 데다,

물과 잘 합쳐져 공기중으로 확산됩니다.

멀리 확산되기 전에 얼만큼 신속하게
주변에 대피령을 내리느냐가 관건입니다.

[질문3]

선진국에서는 일찌부터 엄격한
안전관리 법령이 적용되고 있다고요?

[답변3]

제가 들고 있는 것이 1990년대 초반,
미국 환경보호청이 국회에 제출한 보고서 입니다.

불산가스의 위험성에 대한 연구로
370페이지 걸쳐서 불산가스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입법을 끌어낸 보고서입니다.

이 법률을 근거로 미국에서는
불산을 취급하는 공장에 엄격한 기준이 적용됩니다.

먼저, 가스누출 감지 시설은 기본이고,
누출시 스프레이로 물을 뿌려 응급 희석하는 장치를
의무로 장착합니다.

무엇보다 조금만 이상징후가 감지되어도
지역 관청과 소방서에 긴급알람이 울리게됩니다.

주민 대피가 최우선이기 때문입니다.

[질문4]

이번 구미 사고의 경우에는 그런 조치가
늦었다는 것이군요?

[답변4]

저희 취재기자가 확인한 결과,
사고 직후 구미시청에는 불산가스를 걸러낼
방독장비가 단 한 개도 없었습니다.

또 관청과 소방서에 강한 산성인 불산을
중화시켜줄 소석쇠도 전혀 준비돼 있지 않았습니다.

더구나 사고 22시간이나 지난 후에야
외부에서 공급해서 사고 지역에 뿌렸습니다.

바람을 타고 공기중으로 빠르게 확산되는
불산가스의 특징 상 이미 넓은 지역으로 확산되고 난
이후라고 할 수 있겠지요.

무엇보다 주민대피령도 늦었습니다.

사고 업체가 최초 신고한 시점이
오후 4시 20분인데, 이미 엄청난 양이 누출된 후입니다.

주민들이 대피령을 전화로 통보받은 때는
최소 2시간 이후입니다.

심지어 4~5시간 후인 밤 9시에
통보를 받은 주민들도 있었습니다.

[질문5]

이야기 들어보니까 경찰과 소방관들 조차
불산가스의 위험성에 대해서 몰랐다고 하던데요?

[답변5]

인체에 치명적인 불산가스가 가득한 곳에
경찰과 소방관들은 아무런 통보도 받지 못한 채
응급 복구작업을 했습니다.

심지어 일부 주민들은 사고 현장 근처에서
구경하고 있었다고 하는데요,

전문가들은 따라서 위험소통,
리스크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하다고 지적합니다.

입주공장과 지역주민, 소방서 등 관청이
위험 취급물질에 대해 정보를 상고 공유하고
응급사태에 대한 훈련을 반드시 해야한다는 겁니다.

노동부에 산업안전보건법상 보고된
불산취급 업체는 전구겡 567개 업체입니다.

종사자는 1만 9천 665명에 이릅니다.

언제 어디서 이러한 유사 사고가
터질지 모릅니다.

또 위험한 상황에서 관청과
주민들이 우왕좌왕 하는 사이에 또다른
제 2의 구미 불산유출 사고가 잠재돼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