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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폐업에 쌓이는 중고기계…제조업 잔뿌리가 썩어간다
2022-07-28 19:07 뉴스A

[앵커]
한국은행의 추가 금리 인상도 불가피해졌습니다.

이렇게 금리가 빠르게 뛰면 뛸수록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는 더욱 커지게 마련입니다.

특히 기업들이 체감하는 경기는 이미 나빠질대로 나빠졌습니다.

폐업한 공장들이 내놓은 중고 기계는 쏟아져 나오는데 정작 사가는 사람이 없습니다.

안건우 기자가 현장에 다녀왔습니다.

[기자]
제조업 경기가 좋고 안 좋고 피부로 느낄 수 있는 곳이 여기죠.

시화 중고기계 유통단지.

한 번 돌면 공장 하나 뚝딱 나온다는 곳입니다.

축구장 6개 크기의 단지엔 중고기계만 길게 늘어섰습니다.

폐업한 공장에서 온 기계들.

건물 안이 가득 차 비닐을 덮어 길가에 내놨습니다.

"사람이 왔다 갔다 해야죠. 개미도 없잖아요."

보이는 사람이라곤 기계를 수리하는 직원뿐.

"공장 정리하려고 매입해달라는 데는 많아요. 매입 안 해요. 갖다놓으면 다 돈이고."

어차피 대기업들은 새 기계를 사기 때문에 이곳 고객들은 모두 영세 사업자입니다.

그런데 기계만 있고 사려는 사람이 없다는 건 창업보다 폐업이 많단 얘깁니다.

5월까지 휴업하거나 폐업한 중소기업은 218곳.

작년 같은 기간보다 36%나 늘었고, 꺾여버린 중소기업의 체감경기는 회복될 기미가 보이질 않습니다.

대출로 연명하기도 어려운 상황.

"은행에서 우리한테 돈 안 줘요. 담보물이 없으니. (기계는) 담보 안 쳐줘요. 누가 안 사면 고철방 가야 돼. X값이야."

'땡처리'도 고철 가격이 떨어져 막혔습니다.

[이만호 / 중고기계상사 대표]
"십여 대를 고철 처리했어요. 한두 달 전까지만 해도 고철 가격이 kg당 700원까지 갔어요. 지금은 300원 떨어져 400원대거든요."

뿌리째 흔들리는 제조업의 현주소입니다.

"식당은 손실보전 해주잖아요. 저희는 그것도 못 받아요. 배운 게 이거라 접지도 못하고."

"나는 망할 수밖에 없는 거야."

채널A뉴스 안건우입니다.

영상취재: 박희현
영상편집: 차태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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