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랑우탄이 사람처럼 스스로 상처를 치료하는 모습이 처음으로 카메라에 포착됐습니다.
약초를 먹고 즙을 짜서 바르더니 5일째엔, 상처가 거의 다 나았는데요,
김용성 기자입니다.
[기자]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에 살고 있는 야생 수컷 오랑우탄입니다.
오른쪽 뺨에 속살이 보일 정도로 크게 패인 상처를 입었습니다.
독일의 한 연구팀이 2022년에 이 곳에서 오랑우탄을 연구하던 중 이 오랑우탄이 한 덩굴식물의 잎을 따, 꾸준히 먹는 모습을 발견했습니다.
이에 더해 줄기와 잎을 씹어 즙을 낸 뒤 식물은 상처에 덮고 즙은 7분간 상처에 바르기까지 했습니다.
이후 4일 정도 지나자 감염 없이 상처가 많이 아물었고 5일째에는 상처가 거의 사라진 모습이 포착됐습니다.
이 오랑우탄이 먹고 바른 식물은 아카르 쿠닝이라는 약초.
항균과 항염 등의 작용이 확인돼 실제 이질과 말라리아 치료 등에 쓰이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연구진은 이번 달 실린 학술지 논문에서 "한 달 후엔 상처가 완치됐다"며 "오랑우탄이 약초 효능을 인지하고 본인의 상처를 치료하는 데 활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이전부터 침팬지 등 영장류들이 약초 등으로 상처를 치료한다는 보고는 있었지만 그 모습이 실제 포착된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연구진은 이러한 치료 행위가 인류와 오랑우탄의 공통 조상에서 유래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채널A 뉴스 김용성입니다
영상편집: 이승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