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을 탈당한 김상욱 의원이 오늘(19일) 아침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에서 열린 입당식에서 밝힌 소감입니다. 김 의원, 지난 16일 이재명 민주당 후보의 전북 유세차에 올라 공식 지지를 선언했죠.
지난 주말 사이 이재명 후보 지지 의사를 밝힌 보수 정당 인사, 이뿐만이 아닙니다. 개혁신당 정책위의장을 지낸 김용남 전 새누리당 의원은 그제(17일) 이 후보의 광주 유세에 등장해 "김대중 전 대통령의 못다 한 꿈을 이룰 사람이라고 믿는다"며 지지를 호소했죠.
개혁신당 소속 문병호 전 의원 역시 이 후보를 지지할 뜻을 밝혔습니다. 문 전 의원, 이재명 후보의 사법연수원 동기이기도 한데요. 2004년 총선 때 열린우리당 소속으로 당선돼 2012년 민주통합당에서 재선했고, 아후 국민의당, 바른미래당, 국민의힘을 거쳐 지난해 개혁신당에 입당했죠. 문 전 의원을 주축으로 2016년 당시 안철수 대표가 이끌던 국민의당의 원외지역위원장 30명도 이번 주 이 후보 지지선언에 나설 계획입니다.
문 전 의원, 채널A에 "제3자 입장에선 내란을 심판할 수밖에 없고 결국은 이 후보가 (당선)되는 것이 옳은 길"이라고 말했는데요. 지지선언을 두고선 "통합의 일환으로 봐달라"고 덧붙였습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와 갈등을 빚고 탈당한 허은아 전 대표도 그제(17일) SNS에 "이재명의 중도보수 확장 시도를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다, 진심이길 바란다"는 글을 올렸죠. 대선까지 남은 시간은 단 15일, 이 후보의 거침 없는 보수 중도 확장 시도는 어디까지 이어질까요.
오늘(19일) 오전 더불어민주당에서 열린 입당식에 참석한 김상욱 의원(왼쪽)과 이재명 후보 지지를 선언한 문병호 전 의원.(출처=뉴스1) "민주 중진이 전화…2주간 생각할 시간 준다 해"
김용남 전 의원이 그제(17일)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 광장에서 이재명 후보와 손을 맞잡고 있다. (출처=뉴스1)
민주당은 지난 4월부터 일부 중진 의원들을 중심으로 보수 인사 영입 작업을 물밑에서 진행해 왔습니다. 연락을 받았던 한 국민의힘 인사는 "처음 연락을 받고선 황당했다"면서도 "그쪽(민주당)에서 2주간 생각할 시간을 줄 테니 가타부타 답을 달라고 하더라, 그렇게 말하니까 진짜 고민하게 되더라"고 털어놓았습니다.
당장 확실한 자리를 주겠다고 약속한 건 아니지만 일단 연락하고 보는 민주당의 공격적인 영입 작업은 중도‧보수 인사들 사이에서 화제였습니다. 사실 이때만 해도 '얼마나 넘어가겠어'라고 웃어넘기는 반응이 많았다고 하는데요.
한 달 뒤, 공격적인 영입 시도의 결과가 나타났습니다. '보수 책사'로 통하는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과 TK 출신 권오을 전 한나라당 의원 이 이 후보 선거대책위원회에 합류했죠.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에 찬성했던 김상욱 의원도 국민의힘을 탈당하고 이 후보 지지선언을 한 거죠. 이들은 하나같이 "이재명 후보의 달라진 면모에 마음이 바뀌었다"는 취지의 반응을 보였습니다.
김용남 전 의원은 채널A에 "이재명 후보가 이번 선거에 임하는 모습을 보면 민주당의 스탠스가 사실은 보수정당 아니겠느냐"고 했는데요. "지난 4월 이 후보가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언급했는데 자신의 소신과 정확하게 일치하더라"고 지지 계기를 밝혔습니다. 이 후보가 과거와 달리 중도보수로 변화를 추구하고 있는 만큼 합류할 명분이 생겼다는 겁니다.
반면, 국민의힘은 오늘 이재명 후보 지지에 나선 김상욱 의원 등 보수 진영 출신 인사들을 겨냥해 "이익 추구형" "왔다갔다 하는 사람들"이라는 비판을 쏟아냈습니다.
"통합 시도, 선거용 전략 그치나" 우려도
민주당의 거침 없는 보수 인사 영입 시도가 지지율엔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이렇게 영입한 인사들과 제대로 된 화학적 결합을 이뤄낼 수 있을까요. 한 비명계 관계자는 "정권교체가 우선 목표니 모두 끌어들이지만, 정권을 잡으면 또 어떤 변화가 생길지 가늠할 수 없다"고 말했는데요. "외연 확장을 위한 '통합' 전략이 선거용으로 쓰이고 버려질 수 있다"는 우려는 불식시키는 것도 전적으로 이 후보에게 달려 있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