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홈
기자별 뉴스
TV뉴스
디지털뉴스
[사건현장 360]돈만 내면 美 대입 시험 만점?
2025-05-24 19:19 사회
Your browser doesn't support HTML5 video.
[앵커]
학력, 어학 점수, 자격증같이 스펙을 요구하는 비중이 갈수록 높아지다 보니 돈을 받고 대신 시험을 쳐주는 불법 대리시험 업체들이 성행하고 있습니다.
문제를 사전에 유출하고 버젓이 가짜 신분증까지 만들어 시험을 봅니다.
사건현장 360, 백승우 기자입니다.
[기자]
제가 나와 있는 이곳 강남은 유학이나 입시 컨설팅 등 학원가로도 유명하죠.
그런데 이들 중 일부는 웃돈만 주면 대리시험이 가능하다는 은밀한 제안도 한다는데요.
그 실태를 추적해봤습니다.
지난달 초, 서울 마포구의 한 건물에서 치러진 미국 대학 입학시험 ACT.
그런데 수험생 중 10여 명이 사전유출된 시험지를 입수한 걸로 알려져 경찰 수사 중입니다.
학원업계에선 처음 보는 일도 아니란 분위깁니다.
입시 컨설팅 학원들을 찾아 유학 상담을 받아봤습니다.
시험 성적을 잘 받는 방법을 묻자 업계의 불법 꼼수를 털어놓습니다.
[입시컨설팅 학원 관계자]
"중국에 있는 SAT 담당자를 매수해서 빼오는 거예요, 문제은행을. 그걸 이제 1500만 원 주고 했던 거죠."
최근 일부 시험은 디지털화되면서 문제 유출이 어려워졌지만, 종이시험을 유지하는 각종 시험은 여전히 불법행위가 존재했습니다.
[입시컨설팅 학원 관계자]
"가능한 거는 뭐냐 하면 SSAT(미국 사립 중고등학교 입학 검정 시험)는 그게 돼요. 아직도 페이퍼이기 때문에. 압구정동에 있는 학원들은 아마 그 문제 빼오고 할 거예요."
심지어 해외 명문대 유학에 필요한 논문부터 경시대회도 사실상 대필, 대리시험이 존재했습니다.
[입시컨설팅 학원 관계자]
"끌려다니죠. 원래는 안 해주신다고 하는데 (새로 다 고쳐주시나요?) 네 그런 적도 있어요. (교수님들이) 괴로워하세요. 왜냐하면 숙제해주는 사람이 됐다고 요즘에."
온라인에선, 대신 시험 봐주겠다는 홍보글도 수두룩합니다.
토익이나 토플, JPT 등 필요한 시험을 대신 치고, 원하는 점수까지 얻어준다는 겁니다.
그중 한 업체와 연락이 닿아 직접 만나봤습니다.
[대리시험 브로커]
"160만원 총 금액이고요. 30만원 선지급 해주셔야 돼요. 정말 시험만 전문적으로 보는 인력들을 고용하고 있거든요."
그러면서 한 번은 대리시험자와 만나야 한다고 합니다.
[대리시험 브로커]
"고객님과 대리 시험자의 사진을 합성해가지고 민증부터 만들거든요."
적발가능성을 묻자 그럴 리 없다며 호언장담합니다.
[대리시험 브로커]
"계속 몇 년 동안 사업을 하면서 항상 감독관도 매수하고 했거든요. (걸린 적이 없었나요?) 네, 저희는 그런 거는 전혀 없습니다."
결국 취재진임을 밝히자 황급히 자리를 뜹니다.
[현장음]
"(불법인 거 아닌가요? 혹시 한 말씀만 좀 해 주시죠. 이게 불법인 거잖아요.)..."
대리시험을 부탁하거나 실제 시험을 치른 관련자 모두 처벌을 받을 수 있지만 여전히 일부 남아있는 겁니다.
진짜 본인 실력으로 치러야 할 시험들이 돈이면 해결되는 풍조 속에 공정성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사건현장360> 백승우입니다.
PD : 엄태원, 안현민
백승우 기자strip@ichannel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