밖은 31도 안은 0.8도…이색 피서지 ‘얼음골’

2025-07-12 19:31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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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날씨가 더우면 더워질수록 오히려 추워지는 곳이 있습니다.

바로 밀양 얼음골인데요.

지난 주말 까지 얼음이 얼어 있었습니다.

어떤 비밀이 숨겨져 있는 걸까요?

홍진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사람들이 바위 아래 옹기종기 모여 있습니다.

바위 틈에서 나오는 찬 바람에 한기마저 느껴집니다.

천연기념물 224호 밀양 얼음골입니다.

바깥 기온을 재봤더니 31도인데요.

이 결빙지 바위 속은 1도를 넘지 않습니다.

바람이 나오는 바위 틈으로 온도계를 넣어보자 금세 6도 넘게 떨어집니다.

일부 방문객들은 겉옷을 꺼내 입었습니다.

[박영란 / 부산 동래구]
"밑에서부터 지금 냉장고 문을 열어놓은 듯한 그런 시원함을 느꼈어요."

냉기의 비밀은 여러겹 쌓인 바위에 있습니다.

겨울철 냉기가 바위 밑 공간에 남아있다 여름철 기온이 올라가면서 밖으로 나오는 겁니다.

3월부터 바위 틈에 얼음이 관측돼 서서히 녹는데, 올해는 지난 5일이 돼서야 다 녹았습니다.

7월에 얼음이 녹은 건 6년 만, 지난해보다 한달 넘게 길게 관측됐습니다.

일찍 찾아온 무더위에 오히려 이 곳은 더 추워진 셈입니다.

주말엔 하루 1천 명이 찾을 정도로 방문객은 2배 이상 늘었습니다.

[최영진/ 경기 평택시]
"올라오는 순간부터 확 시원해지고 역시 한번 와보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더울수록 더 추워지는 신비로운 비밀을 품은 얼음골이 더위에 지친 사람들의 이색 피서지가 되고 있습니다.

채널A 뉴스 홍진우입니다.

영상취재 김덕룡
영상편집 석동은

홍진우 기자jinu0322@ichannel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