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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나요 뉴스]당신답지 않다…고발 사주 논란
2021-09-19 13:04 뉴스A 라이브

[리포트]
인생의 축소판 바둑에서 1단을 의미하는 초단은 아직 어리석지만 지킬 줄은 안다는 뜻의 '수졸'로 불립니다.

2단은 우매하나 실력이 있다는 '약우'.

3단은 싸울 힘을 갖췄다해서 '투력'으로 불립니다.

여기에 기교와 지혜, 근간을 갖추고 세상을 내다보는 경지마저 넘어서면 그제야 꿈의 단수인 9단에 오릅니다.

9단은 '입신'. 말 그대로 신의 경지입니다.

정작 바둑계엔 9단이 너무 많아져 골칫거리라지만 정치권엔 과거에도 지금도 딱 한 사람 뿐입니다.

'정치 9단' 박지원 국가정보원장입니다.

[박지원 / 국정원장 (지난 7월)]
"이제 바야흐로 정치의 계절입니다. 저와 국정원 전 직원은 철저한 정치 거리두기를 실천하겠습니다."

하지만 9단의 이런 호언장담이 무색해졌습니다.

야권 대선주자와 대선판에 던진 이 훈수 때문입니다.

[박지원 / 국가정보원장]
"(윤석열과 연루된) 자료도 다 갖고 있습니다. 건들지 말라 이거예요. 잘 알고 건드려라 이거지."

윤석열 전 검찰총장 재임 시절 고발 사주 의혹을 제보한 조성은 씨와 본인의 연계설이 일자 반격을 한 겁니다.

억울한 의심이라면 해명할 순 있겠지만 정보를 다루는 기관장의 발언으로는 정말 위험한 포석이 아닐 수 없습니다.

정치와 거리를 두겠다던 그가 지금 이 국면에서 굳이 내놓은 이 한 수가 묘수인지 무리수인지는 더이상 중요치 않게 됐습니다.

보는 사람들의 이런 의문을 자아낸 것만으로도 이미 악수요, 자충수가 돼버렸습니다.

정치 미생들은 모르는 완생의 '신의 한 수'라고 하기엔 도리어 범의 입 '호구'에 본인을 내던진 형국 아닙니까?

[박지원/ 국정원장]
"국내 정치개입을 하지 않고 그 부분에 잠자는데 왜 (호랑이의) 꼬리를 밟아요."

과거의 정치인 박지원이라면 잠자는 호랑이가 깨어날 수순이라 치켜 세웠을 수 있었겠지만 정치 중립을 외쳤던 국정원장 박지원으로서는 패착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의 강경하고 위협적인 발언에서 오히려 초읽기에 내몰린 하수의 불안감이 느껴진다는 평은 그래서 더욱 아픕니다.

'만패불청'

정말 억울했더라도 본인이 맡은 직의 무거움을 알고 걸어오는 싸움을 못들은 체 응하지 않았다면 어땠을까.

그랬다면 뭇 사람들은 오히려 9단의 호쾌한 행마로 인정하진 않았을까요.

그가 대선판을 향해 돌을 착수하면서 이미 이번 싸움은누군가는 죽고 누군가는 살아야 될 사활의 승부로 점철됐습니다.

'부득탐승'

승리를 탐하면 이길 수 없고,

'공피고아'

싸움에 앞서서는 상대보다 나를 먼저 돌아봐야 합니다.

모든 수 싸움이 끝난 뒤 '복기'의 시점에서 부디 후회가 없길 바랍니다.

그리고 이 결투에 부디 국민이 눈을 돌리고 돌을 던지는 일이 없길 바랍니다.

지금까지 화나요 뉴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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