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마니아 “러시아 자폭 드론, 영공 침범해 50분간 비행”

2025-09-15 10:09   국제

 10일(현지 시간) 폴란드 보힌에서 군 당국이 격추한 물체 잔해를 조사하고 있는 경찰과 헌병들.(사진출처 : 뉴시스)

루마니아 당국은 러시아 드론이 자국 영공을 침범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지난주 폴란드에 이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 영공이 러시아에 뚫린 두 번째 사례입니다.

AFP 등 외신에 따르면 루마니아 국방부는 현지시각 어제 성명을 내고 자국 공군 전투기들이 국경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격을 감시하던 중 영공에서 드론을 포착했다고 발표했습니다.

드론은 루마니아 남동부 치리아 베케 마을에서 남서쪽으로 약 20km 떨어진 지점에서 발견된 뒤 곧 레이더에서 사라졌습니다. 이후 다뉴브강 킬리아 지류를 따라 북동쪽에서 남서쪽으로 약 50분간 비행하다 파르디나 마을 인근에서 우크라이나를 향해 되돌아가며 루마니아 영토를 떠난 걸로 파악됐습니다.

국방부는 해당 드론이 우크라이나 공격용 자폭 드론인 '게란(Geran)'형 드론이었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드론이 거주지역 상공을 비행하지 않았고 위협을 가하지도 않았던 걸로 확인됐습니다.

루마니아는 F-16 전투기 2대와 유로파이터 2대를 긴급 출격시키고, 다뉴브강과 우크라이나 국경 인근 툴체아주 남동부 주민들에게 대피하라고 경고했습니다.

이오누츠 모슈테아누 루마니아 국방장관은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F-16 조종사들이 드론을 격추할 뻔했다"며 "드론이 매우 낮게 비행하다가 루마니아 영공을 벗어나 우크라이나 쪽으로 향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국경 인근 지역에서 드론 잔해를 찾기 위해 헬리콥터가 수색을 벌일 예정"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루마니아 외무부는 이날 블라디미르 리파예프 주루마니아 러시아 대사를 초치해 항의했다고 밝혔습니다.

러시아 측은 루마니아 측 주장에 대해 아직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은 상태입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루마니아 영공 침범 사태에 대해 "실수가 될 수 없다"며 "러시아가 전쟁을 명백히 확장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또 "러시아군은 자국 드론이 어디로 향하고, 얼마 동안 공중에 머무를 수 있는지 정확히 알고 있다"며 대러 제재 강화를 거듭 촉구했습니다.

유럽연합(EU) 외교정책 대표 카야 칼라스도 "EU 회원국 주권을 또다시 용납할 수 없게 침해한 사건"이라며 러시아를 규탄했습니다.

앞서 폴란드도 현지시각 10일 자국 영공에 진입한 러시아 드론을 발견해 최소 3대를 격추했다고 밝혔습니다. 당시 폴란드 F-16 전투기와 네덜란드 F-35 전투기, 이탈리아 AWACS 정찰기, 나토 공중급유기 등이 함께 투입되어 드론 격추 작전을 수행했습니다.


김태우 기자 burnkim@ichannel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