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외교관 출신인 태영호 전 민주평통 사무처장은 이재명 대통령이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정착을 위한 해법으로 이른바 '엔드(END) 이니셔티브'를 제안한데 대해 “대단히 위험하고 비현실적”이라고 비판했습니다.
태 전 사무처장은 오늘(24일) 채널A 라디오쇼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이 대통령 구상대로라면) 마지막 종착점이 북한의 비핵화가 아니라 결국은 북한을 핵 보유국으로 완전히 굳히는 위험한 결과를 만들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앞서 이 대통령은 현지시간 23일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80차 유엔총회 기조연설을 통해 "교류와 관계 정상화, 비핵화 즉 '엔드(END·Exchange Normalization Denuclearization)'를 중심으로 한 포괄적인 대화로 한반도에서의 적대와 대결의 시대를 종식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태 전 사무처장은 “(이 대통령의 구상에 따르면) 핵을 가지고 있는 상태에서 북한은 제재도 풀려나고, 미국‧일본과 같은 나라와도 관계를 정상화한다”면서 “교류와 협력 단계, 정상화 단계, 비핵화 단계에서 북한의 핵 위협이 얼마나 축소됐는지 검증할 방도가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북한이 핵을 개발하고 만들고 보유하고 있는 것이 불법이니 이걸 없앨 때까지 제재를 계속 가해야 한다는 게 국제법적 기초”라면서 “이 대통령이 내놓은 제안은 ‘핵을 가지고 있는 상태에서 그 핵의 일부가 축소되거나 아니면 더 이상 만들지 않겠다고 중단 정도만 해도 제재의 일부를 부분적으로 완화해 주자’ 이거는 유엔 안보리 결의와 유엔 NPT 조약과 충돌하는 지점”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이와 유사한 제안을 문재인 정부에서도 했다. 그런데 결국은 한 걸음도 진전하지 못하고 접었다”면서 “그 이유는 많은 유엔안전보장이사회와 국제 공동체가 핵을 북한이 가지고 있는 한 거기에 대한 부분적인 제재 완화는 하면 안 된다, 이거는 유엔안보리 결의에 저촉된다는 대다수 의견이 나왔기 때문에 결국은 진전하지 못했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