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를 가다]새 차를 중고로 판다…‘네이쥐안’을 아십니까

2025-10-13 19:44   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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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중국에서 새 차가 중고차로 팔리고 있다고 합니다.

전기차가 과잉 생산으로 남아돌자, 멀쩡한 새 차를 중고차로 싸게 내놓는 겁니다.

이런 저가 출혈 경쟁을 두고 '네이쥐안'이란 신조어까지 생겼다는데, 세계를 가다, 베이징 이윤상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기자]
중국 베이징의 한 중고차 시장입니다.

주행거리가 짧은 전기차를 문의했더니 어디론가 데려갑니다.

[현장음]
"업무용 차량을 찾나요? (네.)"

중고차 시장에서 '0km 중고차'를 문의하자, 판매상은 취재진을 몰래 인근 아파트 단지 지하 주차장으로 안내했습니다. 

주차된 중고차 10여 대는 내부 포장이 그대로 남아 있는 새 차입니다.

주행거리는 121.8km. 판매점에서 주차장까지 이동한 것이 전부입니다.

[중고차 판매상1]
"(가격은) 7만9800위안(약 1600만 원)이에요. 새 차 보다 2만 위안(약 400만 원) 싸요."

수요보다 공급이 많아 남아도는 전기차 이른바 '0km 중고차'들입니다. 

지난해 중고차 시장에서 80만 대 이상 판매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다른 딜러는 기자에게 호객행위까지 합니다.

[중고차 판매상2]
"(다른 장소) 창고에 0km 중고차 100대를 보관하고 있어요."

과잉 공급인 걸 알면서도 업체 간 실적 경쟁이 치열하다보니 멀쩡한 새 차를 중고차로 판매하는 겁니다.

타격은 고스란히 신차 판매점에 돌아갑니다.

베이징의 한 전기차 판매점 입니다.

지난 8월부터 두 달 넘게 영업을 중단한 상태입니다.

[현장음]
"안 팔아요. 문 닫았어요."

중국에서 지난해에만 4400곳, 올해 상반기엔 1200곳의 판매점이 문을 닫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생존을 위해 ‘눈물의 할인 경쟁’도 합니다.

[현장음]
"가장 왼쪽에 있는 전기차는 1만6000위안(약320만 원) 할인해 드려요."

한 때 500곳에 달했던 중국 전기차 생산 업체는 과잉생산과 적자로 '줄 폐업'해 현재는 3분의 1이하로 줄었습니다. 

저가 출혈 경쟁을 뜻하는 '네이쥐안'이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습니다.

중국 정부가 뒤늦게 과도한 출혈 경쟁 단속에 나섰지만 현지에서는 업체들의 연쇄 도산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베이징에서 채널A 뉴스 이윤상입니다.

영상취재 : 위진량(VJ)
영상편집 : 남은주

이윤상 기자 yy27@ichannel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