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이 열광하는 K-컬처, 스페인 현지 반응이 이렇게 뜨겁다고?! ‘2025 K-엑스포 스페인’ 현장 [특파원 토크, 특톡]

2025-10-19 09:00   국제,문화

유튜브 링크: https://youtu.be/DCtsnr1h9m8

동아일보·채널A 유럽 특파원 유근형입니다.
오늘은 파리가 아니고, 스페인 마드리드 중심부에서 인사드립니다.



이곳에선 지금 K-엑스포가 열리고 있는데요,
K-한류, K-드라마, K-뷰티, K-식품까지
K-컬처와 관련된 모든 문화가 총망라된 행사가 펼쳐지고 있습니다.
제가 유럽 사람들의 K사랑,
직접 면밀하게 취재해 보고 여러분께 전달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 시작부터 뜨거운 열기 'K-엑스포 스페인'

이곳은 K-엑스포가 열리는 장소 중 하나인
스페인 마드리드의 아르테스 예술센터입니다.
박람회 시작 3시간 전부터 300m가 넘는 대기 줄이 생기는 등
뜨거운 관심을 받았습니다.



건물을 삥 돌 정도로 많은 분들이 기다리고 있고요.
어디가 시작점이 어딜지 모를 정도로 벌써 줄을 서고 있습니다.

박람회에는 스페인뿐 아니라
영국, 독일 등 유럽과 모로코 등 아프리카에서 비행기를 타고 온
K-컬처 팬들로 북적였는데요.
동양의 작은 나라 한국의 박람회 소식을 어떻게 알았을까요?

[디아나 / K-엑스포 관람객·스페인]

"이 친구가 BTS를 소개해 주면서 K-POP을 알게 됐고
다른 그룹들도 좋아하게 됐어요.
여러 가지 한국 문화를 즐기게 됐는데
특히 K-뷰티에 대해 관심이 많아요."

스페인 마드리드의 아르테스 예술센터와 리우 호텔에서는
지난 9월 28일부터 30일까지
'올 어바웃 케이 스타일'이라는 주제로 K-엑스포가 열렸습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주관한 이번 행사는
한국의 역사와 문화, 음식, 뷰티, 무엇보다 다양한 콘텐츠들을
마음껏 즐길 수 있는 놀이의 장이 펼쳐졌습니다.

해외에서 열리는 K-엑스포는 이번이 처음은 아닌데요.
2023년 태국에서 시작해 지난해 프랑스, 인도네시아
올해 8월 캐나다에 이어 이번이 벌써 다섯 번째 엑스포입니다.
이번 행사가 진행된 사흘 동안 2만여 명의 관람객이 다녀갔고,
135만 달러, 원화로 약 19억 원 규모의 K-콘텐츠 수출 양해각서가 체결됐습니다.

K-엑스포 스페인은 올해 한국-스페인 수교 75주년을 맞아
그 의미가 더욱 큰데요.
스페인은 유럽과 중남미 시장 교두보로 꼽히는데요.
중남미 시장에서 한국 콘텐츠를 설명할 때 꼭 듣는 질문 중 하나가
"스페인에선 인기가 어떤가요?"인데요.
그만큼 이번 엑스포는 문화뿐 아니라 경제적으로 큰 의미가 있는 행사인 거죠.

스페인은 이베로아메리카 지역으로 영미권과 유럽과는 또 다른 시장인데요.
스페인어와 포르투갈어 사용자가 6억 명에 달하는 만큼
이베로아메리카, 중남미 지역은 매력적인 시장이죠.
한국과 스페인이 수교를 맺은 지 75년이 됐다고는 하지만
아직 협력관계가 끈끈하지 못한 것도 인데요.
이번 K-엑스포 스페인은 K-컬처가 중남미 지역에
본격적으로 진출하기 위한 하나의 플랫폼이 될 수 있는 거죠.

그렇다면 이제 뜨거웠던 엑스포 현장을
함께 보고 듣고 느껴보시죠!

▶ 한국의 멜로디, 스페인을 사로 잡다?

올해 전 세계를 강타한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
그 인기는 스페인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는데요.
K팝 디제잉과 함께한 스페인 K팝 커버댄스 그룹 공연에
엑스포 현장 열기는 더욱 뜨거워졌습니다.
무엇보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 OST에 맞춰 춤을 선보이자
현장은 순식간에 콘서트장이 되더라고요.



K팝이 흘러나오면 그 자리는 바로 댄스 무대가 됐습니다.
솔직히 저도 모르는 노래도 있었는데
노래를 따라 부르는 건 물론이고 마치 짠 듯이
춤을 추는 모습에 신기하기도 했는데요.
춤을 잘 못 추는 사람도 K팝만 있으면 만사 OK!
댄스 실력에 상관없이 모두가 즐기는 모습에
저도 흥이 나더라고요.

춤 실력을 뽐냈으니 이제는 가창 실력도 한 번 볼까요?
한국식 노래방에서 케이팝 데몬 헌터스 OST를 열창하며
탬버린을 흔드는 모습이 한국인들의 흥과 다르지 않죠?

전 세계에서 가장 핫한 콘텐츠를 꼽으라면 단연 한국 드라마가 아닐까 싶은데요.
덕분에 K드라마 삽입곡 콘서트는 새벽부터 대기 행렬이 상당했습니다.
콘서트는 현지 아티스트가 BTS 다이너마이트와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골드를 열창했고요.
홍이삭, 벤, 최유리 등 우리 아티스트들이 직접 스페인 현지를 방문해
라이브를 선보이면서 K드라마의 감동을 고스란히 재현했습니다.



OST 콘서트 외에도 한국과 스페인 음악가들로 구성된
트리오의 재즈 무대도 있었는데요.
아리랑을 재즈로 편곡해 큰 박수를 받았고,
'여수 밤바다', '제주도의 푸른 밤' 등
한국 관광지와 관련된 곡들을 재즈로 편곡해 연주해
많은 호응을 받았습니다.

▶ AI 댄스배틀부터 리듬 게임까지, 게임으로 재탄생한 K-POP

이번 엑스포에는 AI, 정보통신기술 등 첨단 기술을 활용한
체험관들이 눈에 띄었습니다.
특히 AI 케이팝 댄스배틀 머신인 '스테핀' 체험관에는
세계 각지에서 온 K팝 팬들이 댄스 실력을 뽐냈는데요.

스페인 10대 소녀들이 블랙핑크 노래에 맞춰 춤을 추기 시작하자
화면에서는 Perfect, Good와 같은 칭찬 메시지가 나왔습니다.



한때 전국의 오락실에 사람을 몰려들게 했던 DDR 기억하시나요?
DDR은 단순히 발판을 맞추는 것만으로 리듬감을 평가했는데
스테핀은 모션 트래킹 인공지능이 탑재돼서
춤 동작을 하나하나 실시간으로 정량 평가했고요.
춤 점수를 소수 둘째 자리까지 나타내 승자를 뽑았습니다.

[라우라 산드라 / K-엑스포 관람객·스페인·14세]

"내가 춤을 잘 추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어서
연습하기에 좋은 것 같아요."

또 다른 한편에서는 K-POP 아이돌 팬들이 게임에 열중하고 있었는데요.
유명 K-POP 아티스트들이 등장하는 모바일 게임 '슈퍼스타' 체험관에는
많은 K-POP 팬들이 몰렸습니다.
슈퍼스타는 K팝 음악과 이미지에 맞춰 화면을 터치하며 점수를 쌓으면
아이돌 포토 카드와 같은 상품을 주는 리듬 게임인데요,
요즘 팬들 사이에 인기가 정말 많습니다.
긴 시간도 마다치 않고 비행기를 타고 날아온 팬도 있더라고요.

[아드리엔 / K-엑스포 관람객·영국 맨체스터]
"(게임으로 얻은) 스타 카드를 교환하려고 영국에서 왔어요."

▶ K-콘텐츠에서 K-일상으로의 융합

그동안 한국 문화 하면 K-콘텐츠로 집중되는 현상이 강했는데요.
이번 엑스포에서는 한국은 단순히 콘텐츠뿐 아니라 훨씬 더 다양한
즐길거리가 있다는 것을 보여줄 기회의 장이기도 했습니다.
그야말로 융합을 보여준 건데요.
K-콘텐츠에 대한 관심을 K-푸드, K-뷰티 등 다른 영역으로 확장해
세계인들의 일상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글로벌 라이프스타일로 거듭날 수 있겠다는 기대감이 커졌습니다.

그중에서도 저의 눈길을 끌었던 것은 K-뷰티관!
이곳에서는 퍼스널 컬러와 피부 진단,
그리고 메이크업 체험을 할 수 있었는데요.
직접 방문해보니 생각과는 달리 남성 관람객들이 많더라고요.

[시엘시에 / K-엑스포 관람객·모로코]
"한국 문화를 좋아하는데
전시를 보고 친구들과 즐기고 있어요.
특히 한국 화장품에 관심이 많아요.
콜라젠 마스크 등 거의 모든 거에 관심이 많아요.
한국인의 피부가 매우 좋다고 생각해요."

그렇다면 저도 가만히 있을 순 없죠.
색상만 조금만 바꿔도 이미지가 확 달라진다는
퍼스널 컬러 상담을 받아 봤는데요.
좀 채도가 낮은 밝은 옷을 입으라네요.



케이팝 데몬 헌터스에서 헌트릭스가 위급한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못했던 컵라면과
야식으로 먹던 순대, 김밥 등 K-푸드에 대한 관심도 굉장히 높았습니다.
K-푸드관은 그야말로 문전성시였는데요.
한국 유명 쉐프인 박준우 셰프가 진행한 K-푸드 쿠킹쇼에는
많은 사람이 몰려서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연출됐습니다.

[박준우 / 요리 연구가]

"어묵이라고 하는 건데 영어로는 fishcake라고 많이 합니다"

지중해식 식단과 한식을 결합한 김부각 타파스를
직접 시식할 기회도 있었는데요.
우리의 고소한 김부각에 살짝 변화를 주니
보기도 좋고 맛도 있는 스페인식 애피타이저가 되더라고요.
해외 관람객들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어 반응이 꽤 좋았습니다.

퓨전 음식만 아니라 한국 고유 음식에도 관심이 많았는데요.
오미자차를 발견하고 좋아했던 관람객도 있더라고요.

[테레사 마리나 / K-엑스포 관람객·스페인]

"제가 한국에 갔을 때 오미자차를 맛봤어요.
저한테 상쾌한 게 필요했거든요.
그때 너무 새로운 맛이어서 지금도 오미자차를 좋아해요."

이외에도 한국에 직접 오지 못해 아쉬운 관람객들을 위한
특별한 공간도 마련됐는데요.
광화문과 같은 한국의 유명 장소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어
스티커로 출력해 간직할 수 있어 소중한 추억이 될 수 있겠더라고요.

게다가 요즘 한국에서는 없어서 못 판다는
국립박물관 상품 브랜드인 뮷즈관이 열렸는데요.
문화유산에 현대적 감각이 결합한 독특한 상품들이
관람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는데요.
특히 케이팝 데몬 헌터스에 등장하는 까치호랑이를 찾는 사람들로 가득해
콘텐츠의 힘을 다시 한번 느끼게 했습니다.

▶ 마무리

스페인 K-엑스포 재밌으셨나요?
엑스포를 둘러보는 내내 한국인으로서 자긍심을 느낄 수 있었는데요.
관람객들도 한국에 대한 호감도가 크니 한국인인 저도 상당히 반겨주더라고요.
K-엑스포는 11월 아랍에미리트에서 올해 마지막 행사가 열리는데요.
단순히 한국을 알린다는 의미가 아니라
우리의 컬처가 산업 무기로 자리 잡는 날을 기대해 봅니다.
다음에도 더 재밌는 스토리와 생생한 현장 영상으로
다시 찾아오겠습니다. 안녕~

취재 : 유근형
제작 : 김도현 CD, 최인아 인턴
작가 : 박정빈

유근형 기자 noel@ichannel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