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좌 범죄 연루”…피싱조직에 속아 모텔 ‘셀프 감금’

2025-10-20 19:30   사회

Your browser doesn't support HTML5 video.

[앵커]
계좌가 범죄에 연루됐으니 구속되기 싫으면 당장 모텔로 가라.

황당하게 들릴 수 있지만 이걸 믿게 만들 만큼 보이스피싱 수법이 교묘해지고 있습니다.

실제로 20대 여성이 이런 말에 속아 사흘간 스스로를 감금하고 은행 카드까지 피싱 조직에 넘겼습니다.

권경문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서울에 있는 지하철역.

20대 여성이 무인 물품보관함을 열어서 무언가를 넣더니 휴대전화로 사진을 찍고 사라집니다.

잠시 뒤 젊은 남성이 보관함으로 다가오더니 문을 열어 여성이 놓고 간 물건을 챙겨 갑니다.

남성의 정체는 보이스피싱 수거책.

여성이 두고 간 은행 카드를 수거해 인근 은행으로 향했습니다.

현금 자동지급기 여러 대를 이용해 백만 원씩 6백만 원을 인출했는데, 수상하다고 여긴 은행 직원이 신고했습니다. 

[김경환 / 광진경찰서 화양지구대 경장]
"마스크 쓴 사람이 불특정하게 계속 100만 원씩 계속 출금을 하는 모습을 보고 은행 직원분이 신고를 (했습니다.)"

카드를 두고 갔던 여성은 며칠 전 자기 계좌가 범죄에 연루됐다는 수사기관 사칭 전화를 받았습니다.

구속되지 않으려면 지정된 모텔로 몸을 피해야 한다는 말만 믿고, 사흘 간 모텔방에서 스스로 감금 생활을 했습니다.

피해자가 도움 줄 사람과 접촉 못하게 하려는 피싱 조직의 '셀프 감금' 유도에 넘어간 겁니다.

경찰은 범죄 수익 600만 원을 환수하고, 남성을 구속해 검찰에 넘겼습니다. 

채널A 뉴스 권경문입니다.

영상편집: 남은주

권경문 기자 moon@ichannel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