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국 마케팅했는데 사과?…‘인민’이 뭐길래

2025-11-10 19:43   국제

Your browser doesn't support HTML5 video.

[앵커]
애국 마케팅을 내건 중국의 한 카페가 여론의 뭇매를 맞고 사과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인민'이라는 단어를 사용한 게 문제였다는데요.

왜 이 단어가 논란이 됐는지, 베이징 이윤상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기자]
베이징의 한 커피 전문점입니다.

언뜻 보기에는 일반 카페와 큰 차이가 없어 보입니다.

"96번 손님 음료 받아가세요."

그런데 '인민카페관'이라는 간판을 내걸고 내부엔 중국 공산당을 상징하는 붉은 별도 달았습니다.

전광판엔 "인민의 마음을 지킨다"라는 문구를 표시했고, 라떼를 주문하니 대만 섬을 그리고 그 안에 "대만은 반드시 돌아와야 한다"는 문구까지 새겨줍니다.

이 업체는 '애국 마케팅'을 전면에 내세워 중국 내 30곳에서 매장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논란의 대상이 됐습니다.

브랜드명에 '인민'이 들어간 것이 문제가 된 겁니다.

간판에 적힌 '인민'이란 글자가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를 연상시킵니다.

중국 정부와 관련된 장소라는 오해를 받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중국인들은 '인민'을 국가 혹은 정치적 의미로 여기고 있고 기업 명칭 규정에도 정부 기관 등으로 혼동될 수 있어 상표 사용을 금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업체 측은 이를 무시하고 상표권 등록까지 추진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양모 씨 / 베이징 시민]
"중국인들의 (애국심) 정서를 이용하는 것이에요. 감정을 이용해서 돈을 벌려는 거죠."

인민일보까지 나서 "인민이라는 단어를 남용해서는 안 된다"며 상업적 이용을 비판했습니다.

결국 카페 측은 "심각하게 반성한다"며 명칭을 변경했다고 밝혔습니다.

베이징에서 채널A 뉴스 이윤상입니다.

영상취재 : 위진량(VJ)
영상편집 : 정다은

이윤상 기자 yy27@ichannel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