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완수사권의 ‘보’도 못 꺼내는데 숙의 되겠나”…與 검찰개혁안 결말은? [런치정치]

2026-01-14 13:13   정치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신임 원내대표가 12일 국회에서 우상호 청와대 정무수석을 접견하고 있다. 이날 아침 방송에서 "당정 이견이 있다"고 언급한 한 원내대표는 우상호 수석을 만난 뒤 "이견이 없다"고 밝혔다.

"당과 정부 간 이견은 없다. 당과 정부는 같은 방향을 보고 있다."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당내 국회의원 사이에서 검찰개혁 관련 여러 의견은 있지만, 당정 간에 이견은 없다" (김병욱 청와대 정무비서관)

정부가 검찰개혁안(공소청·중수청법) 발표하던 지난 12일, 당청이 한 목소리로 "이견 없다"고 목소리를 냈습니다. 검찰의 수사·기소 분리라는 대원칙에서 다른 목소리 없이 한 마음 한 뜻으로 검찰개혁이 진행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겁니다.

실상은 '글쎄'입니다. 검찰개혁 법안을 준비해온 국무총리실 검찰개혁추진단 산하 자문위원회 소속 위원 6명은 정부안 입안 과정에 공개 반발하며 뛰쳐나갔습니다. "검찰권력을 오히려 되살리는 방향"이라면서요. 범여권 강경파 의원들 30여 명은 어제(13일) 긴급토론회를 열어 "우리 국민 눈높이와 맞지 않는다"며 정부안을 강도 높게 비판했죠. 김용민 의원과 정성호 법무부장관은 그제 법사위에서 언성을 높이며 충돌하기도 했습니다.

청와대가 당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하면서 검찰 개혁안, 일단 숨고르기 들어갔습니다. 어떤 결론을 내리게 될까요.

與 강경파, 정부안에 "다시 검찰복 입혀주는 꼴" 

그제 발표한 정부 법안에서 가장 쟁점이 되는 내용은 '중수청(중대범죄수사청)' 수사관을 뽑을 때, 변호사 자격이 있는 법률가 중심의 '수사사법관'을 따로 두기로 한 점입니다. 2천 명이 넘는 검사들이 아무도 신설되는 중수청으로 가지 않으려 한다는 기류에, 정부가 어떻게든 수사 역량 유지를 위해 내세운 '고육지책'인데요.

한 민주당 강경파 의원은 "이름만 바꿨지, 결국 '검사'랑 다를 게 뭐냐"고 합니다. 법률가 출신이 수사를 주도하는 계급 구조가 그대로 이식되면, 중수청은 '제2의 검찰청'이 될 뿐이라는 비판입니다. 현행 검사-수사관 구조의 검찰과, 수사사법관(법률가)-전문수사관(비 법률가) 구조의 중수청, 똑같다는 건데요. "힘들게 검찰 옷 벗겨놨더니, 다시 검찰복 입혀주는 꼴"이라는 격앙된 반응까지 나옵니다.

"與 강경파, 자극적 주장 앞세워 이득 챙겨" 

정부안을 준비해온 실무진들은 부글부글 끓는 분위기입니다. 한 정부 관계자는 "자극적인 주장을 앞세워 정치적 이득만 챙기려는데, 그럴 거면 국회의원 말고 유튜버를 하질 그러냐"고 한탄했는데요. 강경파 의원들이 강성 지지층 입맛에 맞는 발언만 경쟁적으로 쏟아낼 뿐이라는 겁니다.

정부의 고민은 이겁니다. 우리나라에서 지난 70년 동안 수사 기능을 담당해오던 검찰이 해체되는 상황에서 수사 역량을 어떻게 유지시킬 수 있을지, 이게 제일 중요하단 겁니다. 그리고 경찰에게 수사 관련 모든 권한을 몰아주면, 과연 비대해진 경찰은 그 권한을 남용하지 않을까. 그리고, 수사를 제대로 할 수 있을까. 경찰을 견제할 장치에 대한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단 겁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이런 고민도 털어놨습니다. "양쪽 주장 다 들어봐야 하는데, 검사의 보완수사권에 '보'자만 얘기해도 죽인다고 하니 어떻게 숙의가 되겠냐"고요.

李 "당서 '숙의', 정부는 '수렴'", 무슨 뜻? 

 한일 정상회담을 위해 일본을 방문하는 이재명 대통령이 어제(13일) 서울공항에서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대화하고 있다.(출처 : 뉴시스)

실제, 정부 측에선 쏟아지는 강경 주장에 대응을 하려고도 했습니다. 어제 오전까지만 해도 정부안에 대한 설명 자료를 내고, 국민들을 설득할 계획이었는데요. 이런 정부의 '맞대응' 기조는 이재명 대통령의 메시지가 나온 이후 잠잠해졌습니다. "검찰개혁 및 보완수사권과 관련해 당에서 충분한 논의와 숙의가 이루어지고 정부는 그 의견을 수렴할 것"을 지시한 겁니다.

당정 이견이 분출되자, 이 대통령이 직접 나선 건데요. 실체 없이 말로만 싸우지 말고, 당에서 논의할 수 있는 대안 입법을 가져오라는 겁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이 대통령 메시지는 '숙의'에 방점이 찍혀 있다. 깊이 생각하고 충분히 논의하란 뜻"이라고 했습니다. 그냥 형식적으로 의원들이 모여서 의원총회 몇 번 하고,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는 강경파 의원들 의견만 반영할 게 아니라는 거죠.

이 대통령이 어제 일본 순방 전용기에 오르기 전 정청래 민주당 대표에게 "검찰의 권한이 없어지는데. 지금 단계에서는 상호 견제해야지"라고 말하는 모습도 영상에 포착됐는데요. 이 대통령이 일단 당내 공론화 과정을 지켜볼 것으로 보입니다.

검찰개혁처럼 국민의 실생활에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제도의 변화를 둘러싼 논의에서 다양한 의견이 분출되는 건 당연합니다. 결국 정치인들을 움직이는 건 여론인데요. 검찰개혁안, 당정 엇박자 속 어떤 결론을 맺게 될까요.


이준성 기자 jsl@ichannel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