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A]떡집-목욕탕에 ‘전기료 폭탄’…왜?

2012-02-24 00:00   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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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동네 떡집과 목욕탕이
전기료 폭탄을 맞았습니다.

가뜩이나 장사도 안되는데
정말 엎친 데 덮친 격입니다.

왜 이렇게 됐을까요?


김의태 기잡니다.




[리포트]

서울 월계동에서 5년동안 떡집을 운영해온 김영란씨.

얼마전 받은 전기요금 고지서를 보고 울화통이 터졌습니다.

계약전력을 초과해 사용했다며 부가금이 25만원이나 추가됐습니다.


김영란 / 떡집 운영
“60~70만원 까지 물으면 (장사)못하죠. 못해요."

서울 면목동에서 목욕탕을 하는 최모씨도 사정이 비슷합니다.

초과사용부가금이 적용되면서 전기요금이 이달 13만원 가까이 더 나왔습니다.


최모씨 /목욕탕 운영
"무조건 일방적으로 요금 올리는 통지만 하면 안낼 수 없으니까. 전기같은거야 솔직히 어디서 갖다씁니까. 한전에서만 공급하는데"

떡집, 목욕탕 뿐이 아닙니다.
이렇게 전기요금 폭탄을 맞은 영세 자영업자들의 불만이 여기저기서 터져나오고 있습니다.

지금 화면으로 보시는게 앞서 떡집과 목욕탕의 이달 전기요금 고지서입니다.

그렇다면 도대체 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요?

새로운 전기요금제도가 적용되면서 이렇게 된겁니다.

올해 1월 부터 사용자가 한전과 계약한 최고전력을 한 번이라도 넘으면, 그 최고전력을 기준으로 초과전력에 대해 기본요금의 250%를 더 내도록 하는 제도입니다.

문제는 여기에 있습니다.
떡집처럼 전력 사용량은 많지 않지만 어쩔 수 없이 순간적으로 전력사용이 들쑥날쑥한 업체들이 전혀 고려되지 않은 것입니다.


김민찬 기자가 자세히 보도합니다.



떡집의 대목은
1년에 두 번. 설과 추석입니다.

이 때는 어김없이 전기사용량이 급증합니다.

계약전력을 초과할 수 밖에 없습니다.

문제는 여기에 있습니다.

바뀐 제도에 따르면
평소 전기를 적게 쓰더라도
명절 때문에 계약전력을 늘려야 하는 겁니다.


"한 달 수입이 200~300만 원인데, 50만 원 나오던 전기요금을 150만 원 내면 살 수가 없습니다."

추가요금이 나오지 않는 최대전력을
명절 수준에 맞출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자영업자들이 격분하는 이윱니다.

겨울철, 주말에만 사람들이 몰리는 목욕탕이나
일요일 낮에만 전기를 많이 쓰는 영세교회.
전기용접을 하는 영세업체 등
수십 만 곳의 자영업자들이
이 제도에 피해를 보는 겁니다.

한전은 전기 사용을 분산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조언하지만
현실을 무시한 얘깁니다.

전문가들 역시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고 지적합니다.


"전기사용 패턴을 소비자가 스스로 알기에는 상당히 제한적이다. 공급자인 한전이 어떻게 하면 계약전력을 넘기지 않을까 수 있는 지 대해 정보 제공이 있어야"

하지만 한국전력은 홍보가 부족했다고만 답합니다.

요금제 자체는 별 문제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고객분들께 지속적으로 안내를 시행해 불편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현실을 무시한 초과사용 부과제도.

가뜩이나 어려운 자영업자들을
또 다시 궁지로 몰아가고 있습니다.


채널A 뉴스 김민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