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A/A포커스]안 먹는 물에 예산 물쓰듯

2012-03-21 00:00   사회,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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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같은 대한민국 안에는
이런 곳도 있습니다.

시민들이 외면하는 물을
더 마시게 하겠다며
천문학적인 예산을 또 쏟아붓는 곳,

바로 서울시청 얘깁니다.

세금을
정말 물쓰듯 하고 있습니다.

이어서 정민지 기잡니다.




[리포트]

서울시가 10가구 중 7가구 이상이
수돗물을 마신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한
서울의 한 아파트 단지.

서울시는 이 아파트를 일명 '아리수 아파트'라고까지
부릅니다.

하지만 실제 주민 대부분은
정수기를 쓰거나 수돗물을 끓여 마십니다.

[인터뷰: 강향순/'아리수 아파트' 주민]
"수돗물이 좀 냄새가 나지, 소독하고 그러면 약 내가 나고…,
그러니까 이걸(이온수기) 단 거지 그렇잖으면 비싼 돈 들여
왜 샀겠어요."

지하철역에 설치돼 있는 아리수 음수대.

쉴새없이 사람들이 오가지만
누구하나 물을 마시는 사람이 없습니다.

시민들에게
아리수와 시중에서 파는 생수를
마시게 한 뒤 차이를 물었습니다.

[인터뷰: 김재섭/서울시 봉천동]
"별로 맛을 모르겠다고, A(생수)나 B(아리수)나…."

[인터뷰:변희웅/서울 대림동]
이게(아리수) 약간 수돗물 맛이 좀 나는 것 같아요
약간 냄새같은 게 좀 나요, 이쪽(생수)은 그게 좀 덜하고…."

맛 구별을 못하는 시민도 있지만
일부 시민들은 아리수 특유의 수돗물 냄새에
민감하게 반응했습니다,

서울시에 따르면 아리수를 직접 마시는 사람은
100명 중 3명이 고작.

하지만 서울시는
시민들이 거의 찾지 않는 아리수 음용률을
높이겠다며 내후년까지 무려 5백6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습니다.

낡은 수도관과 물탱크를 교체하는데 드는 비용입니다.

또 아리수가 오염돼 피해를 보면
최대 20억원을 보상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싱크: 박원순 서울시장]
"서울시 아리수는 서울시장이 보장할 수 있을만큼 좋습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시민들이 아리수를 많이 마시게 하는데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합니다.

[인터뷰: 구자용 서울시립대 환경공학부 교수]
음식물을 담는 식기도 매일 세척을 하지 않습니까?
지하에 매설돼 있는 수도관도 30년동안 한번도 세척 안하고
먹는다는 거는 어폐가 있겠죠."

서울시가 '아리수' 개발과 홍보에 쏟아부은 돈은
2007년부터 지금까지 무려 5천억 원.

마시지도 않는 아리수를 보급하기위해
쏟아붓는 천문학적인 예산이
물 낭비는 물론 예산낭비까지
부르고 있습니다.

채널A 뉴스 정민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