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A/출동뉴스A]서민 울리는 변종 ‘깡’ 성행

2012-04-18 00:00   경제,사회,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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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신용카드로 물건을 산 것처럼
꾸미고 높은 이자를 받는 것을
이른바 '깡'이라고 하죠.

그런데 최근에는 별의별 형태의
변종 '깡'수법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정부가 불법사금융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고 있어서 돈없는 서민들을
노리는 깡이 더욱 활개를 칠 것으로
우려됩니다.

돈없는 서민들을 골탕먹이는 변종 '깡'의
실태를 김경목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서울 남대문의 한 전자상가.

평범한 디지털 카메라 매장같지만
일명 '디카 깡'으로 유명한 곳입니다.

직접 거래를 시도해봤습니다.

[싱크: 디카 깡 업자]
"단골도 열댓번 봐야 해주고 하거든요.
근데 죄송한데 오시자 마자 해요?
이러면 고객님이 국세청인지 세관인지 어떻게 알아요?"

브로커의 소개를 받은 뒤 다시 거래를 시도했습니다.

"얼마요? (한 돈 백 정도) 백만원요?
87만원. (몇 퍼센트 떼는거죠?) 13%요."

신용카드로 백만원을 결제한 뒤,
87만원을 현금으로 내줍니다.
깡 업자는 아무런 상품 거래 없이
13만원을 챙깁니다.

단속에 대한 대처 방법까지 알려줍니다.

[ 디카 깡 업자]
"전화번호 하나만 알려주세요.
전화오시면 카메라 샀다고 하면 돼요.
600디하고 메모리카드하고 가방하고.."

명동의 한 중고명품샵.

깡 거래를 문의하자, 백화점에서
명품 가방을 사오라고 알려줍니다.

중고 거래가 손쉬운 특정 브랜드까지 지정해줍니다.

[싱크: 명품 깡 업자]
"샤넬은 워낙 비싸니까...구찌, 펜디, 루이비똥
이 세가지 중에 한가지 가져오시면
제가 바로 해드릴께요. 바로 현찰로 찾아 드릴께요."

백화점 판매가 102만원 짜리 가방을 사가자
곧바로 인근 은행에서 현금을 찾아 줍니다.

[명품 깡 업자]
"잘샀네, 괜찮네요. 은행 같이 가요.
저희가 카드깡 해드려도 되는데
나중에 문제가 생길까봐 안하는 것 뿐이예요."

명품 깡을 통해 돌려 받은 현금은 72만원.

수수료만 30%에 달합니다.

가장 손쉬운 변종 깡은
휴대전화 소액결제입니다.

대부업체에 문의하자
수법을 자세히 알려줍니다.

[휴대전화 소액결제 깡 업자]
"저희가 7만원 바로 입금해 드립니다.
사장님은 다음달에 핸드폰 요금으로
10만원 부과하시면 되는거예요."

휴대전화로 소액결제를 하면
대부업체가 30%에 달하는 수수료를 떼고
나머지 금액을 입금해줍니다.

큰 돈은 아니지만 급전이 필요한
대학생이나 청소년들이 표적이 되고 있습니다

[인터뷰: 휴대폰 소액결제 깡 고객]
"보통 30만원 정도 하면 19만원 정도인가..
20만원 좀 안되게 돌려 받았던 것 같구요.
불법이라는 것은 알고 있지만 당장 급하니까..."

깡 거래의 주요고객은
은행대출이 힘든 신용불량자나
저소득층이어서 문제가 더 심각합니다.

연체와 돌려막기가 반복되면서
결국 불법 사채까지 끌어쓰는
악순환이 이어집니다.

금감원의 조사를 보면 대학생 5만여명이
대부업체에 빚을 지고 있으며,
액수는 무려 8백억원에 달합니다.

경찰이 고리사채나 조직폭력배가
개입된 불법사금융 단속에 나섰지만
더욱 은밀하게 운영되는 각종 '깡' 영업은
별다른 단속 없이 무방비 상태로
번져가고 있습니다.

채널A 뉴스 김경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