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왕벌이 없는 벌통을 팔았다는 이유로 동년배 양봉업자를 살해하고 암매장한 70대가 검거됐습니다.
공국진 기자입니다.
[기자]
남성이 바지 뒷주머니에서 연신 뭔가를 빼내려 애를 씁니다.
다름아닌 기다란 막대기입니다.
뒷좌석에 싣고는 차를 몰고 어디론가 이동합니다.
70대 A씨가 범행도구를 챙긴 뒤 동년배 양봉업자를 찾아가는 모습입니다.
남성은 피해자를 살해한 뒤 이곳에 시신을 유기했습니다.
피해자 가족으로부터 실종 신고를 접수한 경찰, 피해자 차량의 블랙박스가 훼손됐고, 누군가 피해자가 사는 움막에 왔다는 정황 등을 확인하고 수사로 전환했습니다.
CCTV 분석 끝에 집에 숨어있던 A씨를 검거했습니다.
A씨는 2년 전 산 벌통에 여왕벌이 없는 것에 앙심을 품고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습니다.
[한종현 / 정읍경찰서 수사과장]
"구입한 벌통에 여왕벌이 없었기 때문에 감정이 좋지 않았었고요. 사건 당일 아침에 여왕벌을 사려고 갔다가 피해자와 마찰이 생겼고."
꿀벌은 벌집에서 한 마리 여왕벌을 중심으로 군집생활을 합니다.
여왕벌이 없으면 꿀벌들은 죽거나 다른 곳으로 이동해 빈 벌통만 남게 됩니다.
[양봉업자]
"왕(여왕벌)이 없으면 벌통으로 인정이 안 돼요. 점차적으로 계속 빠지지요."
경찰서 유치장에 입감된 A씨는 오늘 오전 독극물로 자해를 시도했습니다.
생명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집니다.
경찰은 A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는 한편, 독극물 반입 경위 등에 대해서도 조사할 방침입니다.
채널A 뉴스 공국진입니다.
영상취재 : 정승환
영상편집 : 이태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