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운동원 사칭해 예약해놓고 ‘노쇼’

2025-05-14 19:26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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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대선을 앞두고 정당 관계자나 선거운동원을 사칭한 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숙박업소에 단체 방을 예약하거나 특정 후보의 명함을 대량 주문하곤 잠적하는 식인데요.

애꿎은 자영업자들 피해만 커지고 있습니다.

강경모 기자입니다. 

[기자]
춘천의 한 숙박업소.

한 정당의 홍보실장이란 남성이 전화를 걸어왔습니다.

선거운동 시작일인 지난 12일 20명이 숙박할 수 있도록 방을 예약하겠다고 한 겁니다.

[정당 관계자 사칭범]
"선거 운동 때문에 그쪽으로 방문하게 돼서 방을 한 10개 정도 예약하고 싶어서요."

업주가 꺼리자 예약금을 일부 결제하겠다며 안심시키기도 합니다.

[정당 관계자 사칭범]
"(가예약이라 그러는데 입금 조금만 해주실 수 있어요?) 문자로 해 주시면 제가 바로 처리해 드릴게요."

하지만 당일 남성 일행들은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숙박업주]
"저희가 (주차장) 만차 설정해놓고 최소한의 방만 이제 판매를 하고 있었던 거예요. 밤 10시, 11시 넘고 계속 불안불안하니까 이제 내가 당했구나 싶더라고요."

그런데 이 남성, 강원 철원에서도 선거운동원 숙소를 쓰겠다며 객실 10개를 예약하고는 자취를 감췄습니다.

알고보니 해당 정당의 당원도 아니었습니다.

이밖에 강원 횡성에선 또다른 당의 관계자라고 밝힌 남성이 숙박시설에 방 10개를 예약한 뒤 잠적했고, 대전에선 특정 정당후보의 명함 30만 부를 주문해 놓고 잠적하는 등 비슷한 사건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정당 측은 "선거 방해는 물론, 자영업자들이 피해를 당하는 명백한 범죄"라며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고 밝혔습니다.

경찰은 다른 사칭 사기와 달리 대리 구매 요청 등이 없다는 점에 주목하고 용의자를 쫓고 있습니다.

채널A 뉴스 강경모입니다.

영상취재: 김민석
영상편집: 배시열

강경모 기자kkm@ichannel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