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구축함 진수 과정서 엄중 사고”…김정은 “용납 못 할 범죄 행위”

2025-05-22 09:09   정치

 지난 4월 북한 김정은 총비서가 신형 구축함 '최현'함을 딸 주애와 함께 시험 참관하는 모습

북한이 어제(21일) 새로 건조한 5000톤급 구축함 진수식 과정에서 함미 부분이 떨어져 크게 파손되는 사고가 난 사실을 공개했습니다. 이를 직접 참관했던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도저히 용납할 수도 없는 심각한 중대사고이며 범죄적 행위”라며 강하게 질타했습니다.

조선중앙통신은 전날 청진조선소에서 진행된 신형 구축함 진수식에서 이같은 사고가 발생했다는 소식을 오늘(22일) 전했습니다. 북한이 최고 지도자인 김 위원장이 참석한 중요 행사에서 발생한 사고를 공개 보도한 것은 매우 이례적입니다.

통신은 “진수과정에 미숙한 지휘와 조작상부주의로 인하여 대차이동의 평행성을 보장하지 못한 결과, 함미 부분의 진수썰매가 먼저 이탈 되어 좌주 되고 일부 구간의 선저파공(배의 밑바닥 구멍)으로 함의 균형이 파괴 되었으며 함수 부분이 선대에서 이탈 되지 못하는 엄중한 사고가 발생하였다”고 보도했습니다.

이 보도에 따르면 사고 함정의 진수식은 받침대를 옆으로 밀어서 함정을 바다에 띄우는 ‘측면 진수‘ 방식으로 진행됐는데, 균형을 못 맞춰 함미 부분 받침대가 빠져서 함정이 땅에 떨어진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로 인해 함정 밑바닥에 뚫리는 치명적인 결함도 발생한 것으로 보입니다.

통신은 “김정은 동지께서는 사고 전 과정을 지켜보시고 이것은 순수 부주의와 무책임성, 비과학적인 경험주의에 인해 산생된 도저히 있을 수도 없고 도저히 용납할 수도 없는 심각한 중대사고이며 범죄적 행위로 된다고 엄중한 평가를 내리시였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김정은 동지께서는 우리 국가의 존위와 자존심을 한순간에 추락시킨 이번 사고에 책임이 있는 당중앙위원회 군수공업부와 국가과학원 력학연구소, 김책공업종합대학, 중앙선박설계연구소를 비롯한 련관 단위들과 청진조선소의 해당 일군들의 무책임한 과오는 오는달에 소집되는 당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취급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엄중히 경고하시고 추궁하시였다”고 덧붙였습니다.

통신은 또 김정은 위원장이 “구축함을 시급히 원상 복원하는 것은 단순한 실무적문제가 아니라 국가의 권위와 직결된 정치적 문제이므로 당중앙위원회 6월 전원 회의 전으로 무조건 완결해야 한다”고 지시한 사실도 공개했습니다.

북한은 지난해 5월부터 동해안의 청진조선소에서 함정 건조를 시작해왔습니다. 함정 길이는 약 117m, 폭은 16m로 추정됩니다.
     
지난달 말 남포조선소에서 최신 5000t급 구축함 ‘최현’함을 진수한 데 이어 이날 동해에서 두 번째 최신 구축함을 진수했다가 사고를 당한 겁니다.

서해와 동해에서 동시에 신형 구축함을 운영하려던 북한의 전략에 차질이 생겼습니다.

홍성규 기자hot@ichannel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