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5년 방한 당시 찰스 랭글 미 뉴욕주 하원의원. 왼쪽은 마크 리퍼트 당시 주한미국대사 (사진/뉴스1)
한국전쟁 참전용사이자 대표적인 지한파 정치인인 찰스 랭글 전 미국 연방 하원 의원이 미국의 현충일(Memorial Day)인 26일 별세했습니다. 향년 94세.
AP통신에 따르면 랭글 전 의원의 가족은 이날 성명을 통해 "그가 뉴욕의 한 병원에서 평화롭게 눈을 감았다"고 밝혔습니다.
랭글 전 의원은 6·25 전쟁 발발 직후인 1950년 미 육군 제2보병사단 소속으로 참전해 낙동강 방어선 전투, 군우리 전투 등에 참가했습니다. 그는 이 공로로 퍼플하트 훈장과 브론즈스타 메달(청동성 훈장)을 수훈했습니다.
그는 당시를 회상하며 "1950년 11월 30일, 중공군의 기습 공격으로 내 동료들이 쓰러졌지만 나는 살아남았다"며 "그 후로 단 하루도 나쁜 날이 없었다(And I haven’t had a bad day since)"고 말하곤 했습니다. 이 문장은 그의 자서전 제목이기도 합니다.
랭글 전 의원은 1971년부터 2017년까지 46년간 연방 하원의원으로 재직하며, 한미동맹 강화와 한반도 평화 정착, 참전용사 권익 향상을 위한 입법 활동을 적극 펼쳤습니다.
특히 미 의회 내 대표적인 지한파 의원 모임인 ‘코리아 코커스’의 창립 멤버인 그는 생전 인터뷰 등에서 "한국의 민주주의를 지켜냈다는 사실에 자부심을 느낀다"며 "한반도의 평화 통일을 생전에 꼭 보고 싶다"는 뜻을 수차례 밝혀왔습니다.
랭글 전 의원은 미국 의회 내 흑인 의원 모임인 '블랙 코커스'의 창립 회원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