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쇄신 가로막는 진짜 실세? ‘언더 찐윤’의 실체는 [런치정치]

2025-07-09 12:23   정치

Your browser doesn't support HTML5 video.


최근 드러난 친윤(친윤석열)이 아닌 숨겨진 '언더(under) 찐윤'이란 용어가 정치권에서 화제입니다.

'언더 찐윤'을 가장 먼저 언급한 사람, 국민의힘을 탈당해 더불어민주당으로 간 김상욱 의원이죠. 지난달 한 인터뷰(뉴스1TV 팩트앤뷰)에서 그들을 이렇게 정의했습니다. "언론 노출 싫어하고, 똘똘 뭉치고 스킨십이 좋다. 20~30명쯤 된다. 지역구의 왕으로 행세한다"고요. 대구·경북, 부산·경남, 울산, 강원 등 공천이 곧 당선인 지역구에서 당 쇄신 대신 기득권 지키기에 주력하는 세력이라는 겁니다.

한때 대표적 친윤계로 통했던 권성동, 권영세, 나경원, 윤상현 의원 등 중진도 '언더 찐윤'이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한 도구로 활용됐다는 게 김 의원의 주장인데요. 국민의힘을 움직이는 진짜 실세, 수면 아래 따로 있다는 거죠.

국민의힘에 등돌린 의원의 해석이지만, 당내에선 공감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습니다. '언더 찐윤', 정말 실체가 있을까요?

 지난 6월 대선 직후 국민의힘 의총에서 사퇴의사를 밝힌 당시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 '언더 찐윤'은 권성동 의원처럼 드러난 '친윤'과 달리 언론 노출을 꺼리고 자기들끼리 뭉쳐 힘을 발휘하는 세력을 가리킨다. (출처 : 뉴스1)

"과오 덮는 이익공동체" 직격

'5대 개혁안'을 띄웠다 무산된 김용태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오늘(9일) 한 인터뷰(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러한 무리들(언더 찐윤)이 있는 것은 많은 의원들이 공감하시지 않을까"라고요.

당대표 경선 출사표를 던진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도 "자신들의 과오를 덮기 위한 일종의 '이익 공동체'로 형성되어 있지 않는가"(어제, CBS '김현정의 뉴스쇼), 박은식 전 비대위원은 "크게 드러나지 않게 일하지도 않았으면서, 더 문제"(어제, 채널A 라디오쇼 '정치시그널')라고 직격했죠.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친윤 구심점이 사라졌는데요. 이후 지역 기반 확고한 '언더 찐윤'들이 자신들의 기득권을 보호해줄 사람으로 '얼굴'만 바꿔가며 당론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게 당 여러 관계자들의 생각이었습니다. 한덕수 전 총리로의 대선후보 교체, 김용태 전 비대위원장의 개혁안 무산, 안철수 의원의 인적 쇄신안 거부 등에 '언더 찐윤'의 의중이 반영돼 있다는 거죠. "당 쇄신엔 관심 없고, 지역구 지키며 공천 받는데만 급급하다"고요.

"내가 언더찐윤?…혐오 표현‧악의적 프레임"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엔 '언더 찐윤' 추정 명단까지 돌고 있습니다. 대중은 잘 모르지만, 지역 기반이 탄탄한 다선 의원들이라면서요. 거론되는 의원들에게 직접 물어봤더니 "악의적 프레임"이란 반응이 돌아왔습니다.

한 TK 3선 의원은 "탈당한 윤 전 대통령은 당에서 아무 영향력이 없을뿐 아니라 김용태 전 비대위원장의 혁신안이든 안철수 의원의 인적 쇄신안이든 이를 받지 않은 건 지도부 아니냐. TK의원들이 한 게 아니다"라고 발끈했습니다. "가뜩이나 쪼그라든 야당이 더 이상 쪼그라들 게 어디 있다고 이런 말을 만드느냐"면서요.

또다른 TK 의원에게 묻자 "혐오 표현"이라는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국회의원들끼리 지역별·종교별·관심사별로 때때로 모이는 걸 두고 프레임을 씌운 거라고요. 그러면서 "TK 의원들이 생각보다 결집력이 없다, 각자 자기들만의 생각이 있다"고 했는데요.

여당 시절 국민의힘 지도부에 몸담았던 한 의원도 언더 찐윤의 존재를 부정하면서 "김용태 전 비대위원장의 '일방적인 개혁안', 안철수 의원의 '쌍권(권성동, 권영세) 탈당안'은 그들의 '자기 정치 세일즈'로 보였기에 반대에 부딪힌 것"이라고 했습니다.

"쇄신 지지부진해 논란 커져" 자성

'언더 찐윤이 존재하냐' '누가 언더 친윤이냐'를 놓고 당내에서 의견이 분분합니다. "쇄신이 지지부진하다 보니 이같은 논란이 불거지는 게 아니냐"는 자성의 목소리도 나옵니다.

국민의힘은 오늘 새 혁신위원장으로 윤희숙 여의도연구원장을 임명했습니다. "모든 혼란과 갈등이 앞으로 길게 보면 혁신의 과정이 될 것"이라면서요. 혼돈의 소용돌이 한 가운데 있는 국민의힘 혁신위, 언더 찐윤과 결별하고 진짜 뼈를 깎는 쇄신 할 수 있을까요?




남영주 기자dragonball@ichannel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