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기자]김정은, 중국 초청 수락한 의도는?

2025-08-28 19:03   정치,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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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아는기자 외교안보국제부 김유진 차장 나왔습니다.

Q-1) 시진핑, 김정은이 전승절 열병식에 참석한다고 했는데 발표 시점이 절묘하네요?

그렇습니다. 한미일 최대 이벤트가 공식적으로 마무리 된 바로 오늘.

이재명 대통령이 일본, 미국 순방을 마친 후 새벽 1시쯤 귀국했죠.

10시간 뒤 오전 11시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전승절 열병식 참석 사실을 발표하면서 한반도를 비롯한 국제 정세에 지각 변동이 일어났습니다.

이 대통령, 이번 순방을 통해 한미일 연대를 강조했고 앞으로 APEC을 무대로 판을 짜보려는 구상이었는데, 시 주석이 전승절 열병식을 띄워 보란듯이 선수를 쳤다, 이렇게도 볼 수 있습니다.

사실 시 주석, 이 대통령이 미국가서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 즉 '안미경중'은 과거라고 선을 긋고 한미일 협력에 힘을 싣자 상당히 불쾌한 기색 내비쳤었죠.

중국으로서는 그동안 북한과 러시아 관계에 상대적으로 밀리는 인상을 줬던 북한-중국 관계를 복원하려는 의도도 있습니다.

Q-2) 시 주석 초대를 수락한 김정은 속내는 뭘까요?

쉽게 말해 '한반도 정세는 내가 주도하겠다' 이런 의도로 볼 수 있겠습니다.

주도권을 확실히 가져가기 위해서 지금까지 한 번도 참석하지 않았던 다자외교 무대에 전격 등장하기로 한 겁니다.

김 위원장의 궁극적인 목표는 사실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는 거라고 볼 수 있죠.

한미정상회담 이후 북미대화 재개에 관심이 쏠린 상황인데, 김 위원장은 자기 몸값을 끌어올리려면 예상을 깨는 행보로 판을 흔들 필요가 있다, 이렇게 판단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사실 중국 전승절 행사에 김 위원장은 여러 손님 중 한 명으로 참석하게 됩니다. 최고지도자에게 모든 이목이 쏠려야 하는 북한의 '유일 영도체계'와는 안 맞는 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참석을 결정했다는 건, 김 위원장에게 전승절 참석이 다목적 카드인 셈입니다.

Q2-1) 시진핑, 김정은, 푸틴이 한 자리에 모이는데 회담이라도 열리는건가요?

세 정상이 한 자리에 모이는 장면을 보기 쉽지 않죠.

3자 연대를 강화하고 미국 등 서방을 규탄하는 그림이 당연히 연출될 걸로 보입니다.

다만 북, 중, 러는 미국과의 관계에 있어 입장이 각각 다릅니다. 그래서 대놓고 미국에 강경 발언을 내놓거나 아예 등을 돌리는 모습은 보이지 않을 거란 게 전문가들의 관측입니다.

3) 지금 트럼프는 무슨 생각할까요?

트럼프, 김 위원장과의 만남에 상당히 적극적이란 게 이번 한미정상회담에서 확인됐죠. 그때 영상 잠시 보실까요?

[도널드 트럼프 / 미국 대통령] 
(김정은, 김정은, 김정은)

공개회담에서 트럼프가 김 위원장 실명을 직접 부른 횟수를 세어보니까 8번이나 되더라고요. '그' 같은 단어로 지칭한 것까지 합치면 당연히 훨씬 많습니다.

김 위원장 입장에서도 핵개발로 인한 대북제재를 풀고 체제 안전을 보장받으려면 트럼프와 만나야만 하거든요. 트럼프도 이걸 잘 알고 있습니다.

트럼프, 김 위원장이 흔든 판을 다시 흔들려고 하겠죠. 미국에 유리한 상황으로 돌려놓기 위한 움직임을 계속 이어갈 것으로 예상됩니다.

4) 그럼 우리 정부는 어떻게 하나요? 원래 가려던 사람 그대로 가면 되나요?

우리 정부는 우원식 국회의장이 참석하기로 한 결정을 그대로 이어갑니다. 김 위원장이 참석하니 이 대통령도 가는 것 아니냐, 이런 말들이 있었는데 전혀 달라지는 것 없다는 거죠.

아무리 급을 높인다고 해도 현장에서 김 위원장과의 만남 여부가 불투명한데다 미국과의 관계 등을 고려할 때 득보다 실이 많다는 이유입니다.

김 위원장에게 보내는 이 대통령 친서도 없는 걸로 전해집니다.

오늘 취재하면서 접촉한 많은 전문가들도 섣불리 이 대통령도 따라가면 안 된다고 입을 모았는데요. 이럴 때일수록 차분하게 상황을 읽어야 한다, 이런 조언이 많았습니다.

지금까지 외교안보국제부 김유진 차장이었습니다.

김유진 기자rosa@ichannel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