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승관 질병관리청장이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데이터 과학'을 기반으로 업무를 혁신하고 신종감염병 대비 위기 대응 체계를 재구조화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임 청장은 오늘(9일) 충북 오송 질병관리청에서 열린 첫 기자간담회에서 "인공지능이 단순 산업을 넘어 국가 생존전략이자 국민 삶을 혁신하는 핵심 도구로 자리 잡고 있는 이 시기가 질병청이 한 차원 더 도약할 수 있는 적기라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구체적으로 감염병 환자 역학조사 시 시범적으로 AI를 활용해 밀접접촉자를 자동선별하고, 검역 과정에서 AI 검역관이 해외여행 입국자 중 의심증상자를 자동 분류할 계획입니다. 또 개인 맞춤형 국가건강조사 결과를 통해 국민이 자신의 건강상태를 이해하고 생활습관을 개선하는 데에도 인공지능을 활용하겠다는 방침입니다.
신종 감염병 대응을 위한 지역 중심의 의료 체계 재편도 강조했습니다. 임 청장은 코로나19 팬데믹 당시를 언급하며 "오미크론 변이주 대유행 같은 상황에서는 정부 중심의 의료대응에 한계가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실효성 있는 팬데믹 대응을 위해서는 단순히 음압 격리병상을 추가로 확충하는 것을 넘어 지역의 보편적 의료체계 속에서 상시적으로 작동되는 운영 시스템을 구축해야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임 청장은 코로나19 백신의 빠른 개발을 가능하게 해줬던 메신저리보핵산(mRNA) 백신 플랫폼 확보를 위한 개발 지원사업도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임 청장은 "올해 12월 임상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성공적으로 완료되면 새로운 감염병 팬데믹이 오더라도 100∼200일 이내에 신속하게 백신을 개발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출 수 있다"며 "국민을 보호하고 우리나라가 글로벌 백신 경쟁에서 앞서 나갈 수 있는 발판도 가지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질병청 내년 예산은 1조 3312억 원으로 올해보다 651억 원 늘었습니다. 청소년 인플루엔자 무료접종 대상을 13세 이하에서 14세까지로 확대하고 사람유두종바이러스(HPV) 무료접종 대상을 처음으로 12세 남학생까지 포함했습니다. 또 희귀질환 관리, 만성질환 예방, 기후보건 대응 예산도 반영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