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힐러리 클린턴 장관은 어제 저녁 김정일 위원장 사망에 대한 조의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우리는 북한 주민의 안녕을 깊이 우려하고 이 어려운 시기에 주민들에게 염려와 기도를 전한다는 내용입니다.
또 북한 새로운 지도부가 약속을 지키고 이웃나라와 관계를 개선하고 북한 주민들의 권리를 존중함으로써 나라를 평화의 길로 이끌어나가는 선택을 하기를 희망한다는 내용도 담겨있습니다.
성명은 클린턴 국무장관의 명의로 돼있지만 미 정부 차원의 조의 표명으로 볼 수 있습니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사망에 대해’라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김 위원장의 공식 직함을 표기했고 북한 호칭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라고 명시했습니다.
상당히 북한을 의식해서 외교적 격식을 차렸다고 볼 수 있는데요. 그렇지만 성명 문구들을 자세히 보면 김 위원장 사망에 대한 직접적인 애도보다 북한 주민들에게 위로의 뜻을 전하는 방식으로 돼 있습니다.
이번 조의 성명을 두고 미국은 많은 고민을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와도 긴밀하게 협의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김정일 위원장이 한 나라의 최고지도자였기는 하지만 한미 양국 내에 김 위원장에 대한 거부감이 많은 상황에서 직접적인 애도의 표현을 쓰는 대신 간접적으로 북한 주민들에게 위로를 전하는 내용을 택한 것으로 보입니다.
1994년 7월 8일 김일성 북한 주석이 사망했을 때 미국 정부는 빌 클린턴 대통령 명의로 ‘북한 주민들에게 심심한 애도를 전한다’는 내용의 조의 성명을 발표했었습니다.
빅토리아 눌런드 국무부 대변인은 오늘 기자브리핑에서 왜 직접적인 애도라는 표현을 쓰지 않았냐는 질문에 대해 ‘이번 경우에는 그 단어가 적절한 것으로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
워싱턴의 외교 전문가들은 이번 조의 내용이 공고한 한미관계를 반영한 결과로 보고 있습니다. 최근 북한은 미국과 적극적인 대화 의지를 보여 왔는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