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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인사이드]너무 모자란 장기기증…유가족에 대한 예우 엉망
2017-11-14 11:28 뉴스A 라이브

장기 기증 환자의 가족들이 울고 있습니다.

그 어렵고도 고귀한 결정이 무색하게 기증 후엔 일부 병원 측이 '나몰라라' 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입니다.

최주현 기자와 짚어보겠습니다.

일단, 우리나라 장기 기증이 그리 활발하지 않은 편이죠?

[답변]
네, 우리나라의 장기기증 수준은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입니다.

인구 100만 명당 장기 기증율이 장기기증 선진국으로 분류되는 미국, 이탈리아, 영국 등은 20명이 넘습니다.

반면 우리는 10명이 채 안됩니다.

지난해 기준 국내에서 장기 이식을 희망하는 환자가 3만 명이 넘는데, 장기기증을 하고 세상을 떠난 뇌사자는 불과 573명이었습니다.

그러다보니, 환자 1명당 평균 대기시간이 1185일, 3년하고도 90일을 더 기다려야 합니다.

[질문]
그럼 어떻게든 장기 기증을 독려해야 할 것 같은데 오히려 장기기증자들이 상처 받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요?

[답변]
네, 지난 7월 가족과 물놀이를 갔던 4살 A군이 갑작스럽게 물에 빠져 혼수상태에 놓였고 끝내 뇌사상태에 빠졌습니다.

17일 동안 뇌사상태로 있던 A군은 결국 신장 2개와 심장, 간을 남기고 세상을 떠났습니다.

하지만 가족은 장기기증을 한 뒤 큰 마음의 상처를 입었는데요.

바로 기증자 유가족에 대한 예우 때문이었습니다.

장기 적출이 끝난 뒤, A군의 부모는 장기 기증을 한 울산에서 장례식이 열린 충남 당진까지 자비로 65만 원을 들여 사설 구급차를 이용했습니다.

장기기증 수술은 보통 야간에 이뤄지는데, 자정이 넘은 새벽 아무 도움도 받지 못 한 채 구급차에 아들의 시신을 싣고 간 건데요.

부모의 마음은 어땠을까요.

[A군 어머니]
"하얀 천으로 쌓인 애를 옆에 두고, 애가 다 식어 가지고 엄청 차갑고… 그렇게 꼭 굳이 부모한테 그렇게 데리고 가라고 해야만 했는지…"

[질문]사실 장기 기증 결정도 쉬운 일이 아니잖아요.

[답변]
네, 장기기증 자체가 쉽지 않은 결정이죠. 그러다보니 제가 만난 한 유가족 같은 경우에는 2년전 교통사고로 뇌사 상태에 빠진 아버지의 장기를 기증한 30대 여성을 만났는데요.

장기기증을 선택한 자신의 결정에 후회하고 있었습니다.

장기기증 이후 온 가족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진단을 받았다고 하는데요, 설명 들어보시겠습니다.

[김모 씨 / 장기기증 유가족]
"아버지에 대한 미안함이 컸거든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판정받았어요. 저희 엄마도, 저희 오빠도. 사비로 정신과 상담을 받았어요."

[질문]
사비로 정신과 진단까지 받았다니, 유가족을 두 번 울리는 셈인 것 { 한국장기조직기증원과 협약 여부따라 예우 달라 }같은데요.

[답변]
네, 이런 어처구니 없는 일이 벌어지는 이유, 바로 공통된 예우 기준이 없기 때문입니다.

전국에서 장기기증을 할 수 있는 병원은 79곳인데요.

이 가운데 49곳만 한국장기조직기증원과 업무협약을 맺고 있습니다.

협약을 맺은 49개 병원의 경우 기증원이 장례식장 동행과 사회복지사 방문상담 등 유족들에 대한 사후관리를 담당하는데요.

나머지 30개 병원은 관리기준이 없거나 제각각입니다.

앞서 전해드린 장례식장 동행이라는지,상담 서비스 같은 경우 협약 병원에선 받을 수 있지만요,

비협약 병원에서는 찾기 힘든 예우였습니다.

[A병원 / 한국장기조직기증원 비협약]
"(심리상담이나 이런 서비스는?) 기증 이후에 따로 제공되는 것은 없다. 장기조직기증원에서 관리하는 병원만 제공되는 거라서…"

[질문]
보건복지부가 예우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고 해명을 해왔었는데 협약 병언에 한해서였군요. 그렇다면 나머지 30개 병원은 왜 기증원과 협약을 맺지 않는건가요?

[답변]
네, 이들 병원들은 굳이 기증원의 매뉴얼을 따를 필요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질병관리본부의 산하기관인 기증원은 2009년에 만들어졌는데요.

이보다 먼저 장기이식수술을 해오던 일부 대형병원들이 기증원 매뉴얼이 아닌 자체 운영 시스템이 더 낫다고 밝혔는데요.직접 들어보시죠.

[B병원 / 한국장기조직기증원 비협약]
"(우리 병원이) 역사가 더 오래됐고, 경험이 더 많습니다. 모든 인력이나 시설이 완비된 상황이거든요. 굳이 협약 안 해도 뇌사자 관리에 지장이 없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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