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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담에 호랑이뼈 술…北, 바가지 외화벌이
2018-01-08 11:17 뉴스A 라이브

[리포트]
남북 고위급회담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북한이 대화에 나선 것을 두고 외화벌이 길이 막히고 제재압박이 심해지면서 이를 협상키 위한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는데요.

자세한 내용, 국제부 조아라 기자와 함께 짚어보겠습니다.

[질문1]북한의 주요 외화벌이 수단 중의 하나인 건강보조식품 안내책자를 단독 입수했다고요.

네 그렇습니다. 지금 화면에 보이는 것이 북중 무역의 중심지, 중국 단둥에서 중국 소매상들을 대상으로 배포되고 있는 북한 건강보조식품 안내책자입니다.

해외투자유치와 외화벌이를 위해 정부기관 산하의 북한 무역회사들이 중국과 동남아 등지에 많이 나가있는데요. 가격과 상품 설명 등이 담긴 안내책자를 뿌리며 영업을 하고 있는 겁니다.

안내책자에는 청혈환, 경옥고 같은 다소 생소한 한약재 외에도 호랑이뼈술, 들쭉술, 송이버섯술 등 각종 술과 유황비누까지 총 30여가지의 제품들이 나열되어 있었습니다.

특히 푸코이단이란 신물질로 만든 약이 눈에 띄였는데요. 북한은 관영매체를 통해 자신들의 추출기술을 홍보해오기도 했습니다.

한번 들어보시죠.

[조선중앙TV]
"과학자들은 이번에 새로운 분리방법과 침전 시약을 개발해서 순수한 푸코이단을 대량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을 마련했습니다."

하지만 보시다시피 철자도 틀렸습니다. 적극적인 홍보 내용과 달리 허술한 점이 고스란히 드러난 셈이죠.

[질문2]가격은 어느 정도 선인지 궁금한데요?

네, 안내책자를 보면 어떤 약이건 남녀노소, 모든 약점에 효과가 있다며 만병통치약처럼 부풀려 효능을 설명하고 있는데요. 그 만큼 가격도 만만치 않습니다.

제일 비싼것은 고려 인삼이었는데요. 600그램에 가격이 2100위안, 즉 우리 돈으로 약 35만원에 이릅니다.

또 북한 말로 곰열, 즉 웅담이 지난해 중국을 거쳐 국내로 밀반입한 것을 우리 경찰이 처음으로 적발한 적이 있는데요. 수사 당시 북한 내에선 10그램당 1만원에 거래됐다는 것이 밝혀지기도 했었죠.

하지만 이번에 입수한 안내 책자에는 웅담이 10그램에 270위안, 우리 돈 4만 5000원으로 적혀있었는데 즉 북한 무역회사가 중국 소매상에게 팔 때 가격은 북한에서 파는 것보다 값이 4배 이상 부풀려 진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더 문제는 이 약이 실제론 돼지 쓸개였고 다른 제품들도 우리 식약처 검사결과, 중금속 덩어리라는 것이 밝혀지기도 했었죠.

[질문3]북한이 이렇게까지 외화벌이에 목을 매는 이유가 뭔가요

대북제재망이 계속 북한을 조여오고 있기 때문입니다. 북한이 핵실험을 하거나 미사일을 쏠 때마다 새 안보리 대북제재안이 하나씩 통과되고 있지 않습니까.

지난달 23일에는 2006년 북한의 1차 핵실험 이후 10번째 안보리 대북제재안인 2397호가 통과되기도 했는데요. 내용을 함께 보시면, 금수품목이 농수산품, 기계류 등까지 확대돼서 북한의 연간 수입 규모가 30%가량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고요.

해외에 있는 북한 노동자들도 2년안에 북한으로 돌아가도록 했는데요. 북한의 돈줄을 쥐고 있는 중국에서도 일단 대북제재에 동참하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습니다.

중국 정부는 자국 내 북한 기업에 대해 내일, 즉 1월 9일까지 폐쇄 명령을 내리기도 했죠.

채널A가 직접 북중접경지에 있는 북한 식당들을 찾았는데 중국 연길의 류경식당, 중국 선양의 모란관 등 대표적인 북한 식당들이 모두 문을 닫은 상태였고요. 선양에 있는 칠보산 호텔이란 곳은 9일 이후 영업에 대해 말을 아끼는 모습도 보였습니다.

직접 들어보시죠.

[칠보산 호텔 관계자]
"(9일에 예약 가능한가요?)
9일이요? 그 때는 아직 불확실합니다. 9일 아침에 다시 전화주세요."

하지만, 합작 식당을 중국인 단독 사업으로 바꾼 뒤 실질적인 수익을 계속 나눠갖는 방식으로 북한식당이 영업을 계속할 것이란 말도 나오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건강보조식품이 아직까지는 유용한 외화벌이 획득원이 되는 셈이죠.

[질문4] 제재가 조여오면서 북한 주민들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 같은데요. 생활고를 겪는 북한 주민들의 모습도 채널A가 포착했다고요.

네 그렇습니다.

지난해 10월 북중 접경지역을 찾은 한 외국인이 촬영한 영상을 입수한 건데요. 압록강을 터전으로 삼은 북한 주민들의 삶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낡은 모터로 움직이는 길쭉한 나무배를 탄 북한 주민 한 명이 중국 관광객들이 탄 보트로 다가와 오리알과 담배 등을 건네더니 흥정을 벌였습니다.

플라스틱 병에 담긴 오리알은 한 알에 우리 돈 700원 정도인데 중국인들 사이에선 친환경 알로 나름 입소문이 나있다고 합니다.

압록강을 따라 서해로 내려가면, 벌목한 나무들을 엮은 거대한 뗏목 위에 올라탄 북한 인부들의 모습도 보였는데요. 기름값을 아끼기 위한 필사적인 생존법이 북한 주민들의 삶에 그대로 녹여져 있었습니다.

[질문5]내일 남북회담에서 북한이 제재를 풀으라고 요구할 가능성이 높아보이는데요. 북한도 회담 준비에 한창인 분위기라고요?

네 사실, 오늘은 북한 김정은 노동당위원장의 생일입니다.

일본 NHK 보도에 따르면 전년에 이어 올해도 이 날을 공휴일로 지정하거나 대대적인 축하 행사 일정도 아직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는데요. 보통, 김정일의 생일인 2월 16일은 광명성절, 김일성의 생일인 4월 15일은 태양절으로 공휴일로 지정돼 있습니다.

군사도발도 이에 맞춰 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지난 2016년에는 김정일 생일 이틀 전 북한이 4차 핵실험을 감행하고 당일에는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SLBM 시험발사 영상을 공개했었죠. 하지만 이번에는 일시적인 도발이나 체제 결속보다는 대북 제재 속에서 돌파구를 찾는데 주력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네, 지금까지 조아라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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