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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상철의 시선]세뱃돈만 주지 마세요
2018-02-14 11:28 사회

까치 까치 설날은 어저께고요.
우리 우리 설날은 오늘이래요.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아이들이 세배를 합니다. 너무 예쁘죠.

세배 받을땐 참 좋은데, 세뱃돈 줄 땐 좀 부담스럽다는 분들 많습니다.

여론조사를 해봤더니요.

초등학생에게는 세뱃돈으로 1만 원 정도가 적당하다는 의견이 40%로 가장 많았지만, 3만 원이나 5만 원 준다는 가정도 있었습니다.

중학생 세뱃돈으로는 5만 원이 적당하다는 가장 많았습니다.

고등학생, 대학생 올라갈수록 금액이 커지는데, 대학생에게는 10만 원 가까이 줘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지난 3년간 소득은 별로 안 늘었는데, 어른들이 적당하다고 생각하는 세뱃돈 금액은 많이 늘었습니다.

직장인들은 설을 앞두고 세뱃돈을 주기 위해서 평균 18만 6000원의 예산을 준비하고 있다고 여론조사에서 답했습니다.

부모님께 드릴 용돈까지 합치면 설 지출은 더 늘어나겠죠.

세뱃돈이라는게 적게 주자니 체면이 구겨질 것 같고, 호기를 부리다간 지갑이 홀쭉해집니다.

오죽하면 세뱃돈 안 주는 방법이 인터넷 유머로 떠돌기까지 할까요?

덕담을 길게 하고, 맞절을 하고, 다른 사람 절 받을 때 묻어 받고, 고향에 가지마라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세뱃돈은 언제 어디서 시작됐을까요? 역사학자들은 중국 송나라에서 그 유래를 찾고 있습니다.

정월 초하루가 되면 결혼하지 않은 자녀에게 '나쁜 일을 물리치는 돈'이라는 의미로 덕담과 함께 붉은 봉투에 돈을 넣어줬다고 합니다.

조선시대 당시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이라는 책을 보면 세배하는 아이들에게 떡이나 과일을 내주었다는 기록은 있지만 돈을 줬다는 기록은 없다고 합니다.

돈을 주는 세뱃돈 풍습은 1900년대 들어왔는데, 세뱃돈을 봉투에 넣어주되 겉에 '책값', '붓값'처럼 반드시 그 용도를 적어 건넸다고 하는데요.

돈을 어디에 써야 하는지 가르치는 그 지혜를 엿볼 수 있습니다.

제가 새뱃돈으로 삼행시 하나 지어보겠습니다.

새해에는 뱃살 뺄거니? 돈 언제 벌어 결혼할래? 이건 덕담 아니라 질책입니다.

이렇게 하지 마시고요.

새해엔 뱃심있게 살아라. 너 태어날때 돈봉투 잡었어. 걱정하지마. 이런 덕담 어떨까요?

지갑만큼이나 두둑한 덕담 준비하실 바랍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천상철의 시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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