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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브리핑]“네가 범인이다”…30년 전 경찰이 자백 강요
2019-10-12 20:32 뉴스A

화성연쇄살인사건 8차 사건 범인으로 복역했던 윤모 씨를 채널A가 만났습니다.

백브리핑에서 취재 뒷 얘기를 들어봅니다.

정책사회부 최석호 차장 나왔습니다.

Q1.고문 때문에 허위자백을 했다고 하던데, 어떻게 된 거예요?

윤 씨의 말이 사실이라면요,

영화 '살인의 추억'하고 별반 다를 게 없습니다.

[영화 '살인의 추억']
"야, 너 여기가 어디인줄 알아? 너 파묻으러 왔어 이 XX야.
(왜?) 왜는 XX야. 말을 안 들으니까 파묻지 이 XX야.
(나 말 잘 듣는다.) 얘기를 해 그럼."

Q2. 진짜 경찰이 윤 씨를 저런 야산으로 끌고 간 거예요?

윤 씨의 말은 그렇습니다.

8차 사건이 발생한 건 1988년 9월입니다.

그리고 이듬해 7월에 경찰이 윤 씨를 범인으로 체포하는데요,

저녁을 먹는데, 갑자기 경찰이 들이닥쳐서 끌고 갔다는 겁니다.

30년 전 경찰이 한 말, "네가 범인이다. 가자"였습니다.

Q2-1. 바로 야산으로?

처음 간 곳은 지서, 그러니까 지금으로 말하면 파출소였는데요,

그곳에서는 아무런 말 없이 잠깐 있다가 차를 타고 인근 야산으로 이동했다는 게 윤 씨의 주장입니다.

산 정상으로 데려가 몇 대 때리면서 이런 얘기를 했다고 합니다.

[윤모 씨 / 화성연쇄살인 8차 사건 복역자]
"순순히 자백해라. 협박조로 얘기했어요. 나는 모른다 해서 경찰서로 간 거야."

Q3. 경찰서로 갔어요. 증거가 있었으니 잡아갔을 것 아니예요.

경찰이 들이민 건 질문이나 증거가 아니었습니다.

대신에 "네가 범인이니까 자백해라" 이렇게 얘기했다고 하는데요,

윤 씨는 당시 상황을 또렷이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윤모 씨 / 화성연쇄살인 8차 사건 복역자]
"최 형사가 그렇게 얘기를 했어. (자백 안 하면) 너는 죽어나가도 상관이 없다."

경찰 5명이 돌아가면서 고문을 하고, 자백을 강요했다고 주장했는데, 최 형사, 장 형사, 심 형사, 그리고 형사계장. 이 네명은 확실히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Q4. 사실이라면 문제가 되겠는데, 윤 씨가 지목한 경찰들은 현직에 있는 거예요?

아닙니다.

윤 씨를 직접 체포했다는 최 형사는 얼마 뒤 세상을 떠났고요, 다른 3명도 이미 퇴직했습니다.

Q4-1. 우리가 직접 만나본 사람은 없나요?

당시 수사 검사는 직접 만났습니다.

현장 검증에서 윤 씨가 담을 넘는 모습을 확인했다고 말했습니다.

Q5. 소아마비라서 담을 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던 윤 씨의 주장과는 완전히 다르네요. 보도를 보니까, 윤 씨가 언론에 상당히 민감하다고 하던데 인터뷰는 어떻게 한 거예요?

처음엔 정말 완강하게 거부하면서 경찰에 신고하겠다고도 했어요.

현장기자들이 진짜 몇날며칠을 설득했는데요, 윤 씨의 거주지나 통화내용, 뭐 이런 것들을 리포트로 내보내지 않았거든요.

그러면서 신뢰를 쌓다보니까 마음을 연 것 같습니다.

Q6. 20년 가까이 수감생활을 했는데, 사람을 대하는 것은 어떻던가요?

윤 씨의 인생얘기를 한번 들어봐야겠습니다.

[윤모 씨 / 화성연쇄살인 8차 사건 복역자]
"뭔가 하나 해가지고 밖에 나가서 먹고 살아야 될 거 아냐.
그래서 (교도소에서) 봉제 기술을 배웠어요.
"얼마 받았을 거 같아? 90년도에 한 달 일해서 1200원 받았어."
(나와 보니까) 거기서 배운 것 갖고 택도 없더라고.
아시는 분한테 미싱을 배워가지고 지금 회사에 다니고 있는 거야."

Q6-1. 지금 반말로 인터뷰하는거죠?

저도 그런 얘기 많이 들었는데, 기자들이랑 친밀감이 생기다보니까 인터뷰라는 의식을 안 한 것 같습니다.

저도 몇번 통화를 했는데, 처음에 "최석호입니다" 하니까, "네. 저 윤입니다" 이러면서 자연스럽게 얘기를 나눴습니다.

Q7. 재심을 맡은 박준영 변호사가 글을 하나 올렸던데요. 저것이죠?

"채널A 기자를 통해서 이 사건을 맡게 됐다"는 내용인데요. 솔직히 진짜 당황했습니다.

Q7-1. 왜요? 좋은 거 아니예요?

저희가 먼저 소개한 것처럼 들릴까봐요. 사실관계는 이렇습니다.

박 변호사가 저희 보도를 보고 먼저 연락을 해왔어요. 재심을 맡을 의향이 있다, 혹시 연락처 아느냐?

그래서 윤 씨 의사를 확인한 뒤에 박 변호사와 통화를 하게 해줬던 겁니다.

Q8. 수임료는 얼마나 돼요?

무료변론입니다.

백브리핑, 최석호 차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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