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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나요 뉴스]죽음 부르는 스토킹…처벌은 ‘솜방망이’
2020-05-31 12:51 뉴스A 라이브

사랑의 신 큐피드의 화살을 맞은 태양의 신 아폴론은 요정 다프네에게 빠져 '일방적인 구애'를 시작합니다.

아폴론의 집착을 거부하던 다프네는 더 이상 도망칠 곳이 없자 결국 삶을 포기하고 월계수가 돼버립니다.

하지만 나무로 변한들, 아폴론의 집착은 끝나지 않습니다.

월계수 잎으로 관을 만들어 항상 머리에 쓰고 다녔습니다.

황금투구를 버리고 '월계관'을 택한 아폴론의 행동은 과연 사랑이었을까요?

당사자인 다프네에겐 '공포'에 지나지 않았을 겁니다.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상대방의 정신까지 파괴하는 '스토킹'은 신화 속에만 있는 건 아니었습니다.

지난 4일, 경남 창원의 한 식당 여주인과 단골손님 사이에 실랑이가 벌어졌습니다.

경찰이 출동하면서 상황이 마무리되나 싶었는데 다음날, 단골손님인 이 남성이 여주인을 살해했습니다.

우발적 살인으로 보였지만, 충격적인 진술이 나오면서 반전을 맞이했습니다.

[피해자 지인]
"매일. 언니가 가라고 하면 발끈해서 욕하고 이튿날 또 오고 언니가 너무 힘들어하고 고통스러워했습니다. 완전히 미칠 정도로."

10년 단골이었던 이 남성의 정체는 '스토커'였습니다.

수개월간 밤낮으로 걸려온 그의 전화 100통.

집착이 무서웠던 여주인은 경찰에 고통을 호소했지만 해답은 없었습니다.

[경찰관]
"얼마 전에 (마음을 표현하는) 문자를 보냈더라. 그렇게 이야기를 들었다고. 사건이 되냐."

스토킹은 위험한 범죄다라고 말하지만 정작 '아직' 피해가 없다는 이유로, 법적 근거가 없다는 이유로, 아무 조치 없이 손을 놓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죽음까지 부르는 스토킹은 단순히 8만원짜리 경범죄가 아니라 강력 범죄의 '전조증상'입니다.

"열 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 없다."

상대방의 마음을 얻기 위해선 앞 뒤 가리지 않고 달려들어야 한다는 뜻으로 사용되는데요.

단호한 거절의사에도 열 번이나 상대방을 찍는 건 반대로, 다프네를 향한 끝없는 난도질, 사랑을 빙자한 스토킹이 될 수도 있습니다.

지금까지 화나요 뉴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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