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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운 소년, 아픈 가족사…인간 이건희의 78년 인생
2020-10-25 19:16 경제

기업인으로는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지만 자연인 이건희에겐 풍파가 있었습니다.

어머니 품을 떠나 큰 외톨이였고, 가족 간 불화를 영화로 달랜 고독한 청년이었는데요.

배유미 기자가 인간 이건희를 조명해봤습니다.

[리포트]
얼굴에 장난기가 가득한 소년.

걱정 없어 보이는 표정과 달리 이 회장은 어린 시절을 혼자 있는 게 익숙한 외톨이였다고 회상했습니다.

태어나자마자 고향 대구를 떠나 경남 의령에 있는 친가에 맡겨지면서 3살 때까지 할머니를 어머니로 알고 자랐습니다.

선대 이병철 회장 부부가 사업을 키우느라 너무 바빴기 때문입니다.

초등학교에 입학해서도 마산 대구 부산으로 5번이나 전학을 다녔고,

부산사범부속초등학교 5학년이 되자 선진국을 배우라는 아버지의 뜻에 따라 일본으로 유학 생활을 떠나게 됩니다.

[이채윤 / 작가(삼성처럼 경영하라)]
"말도 못하면서 배웠는데 조센징이라는 소리도 많이 듣고, 그 대신 세계적인 일본이나 미국에 대한 조류를 누구보다 빨리 읽을 힘이 생긴 거죠."

유별난 반려견 사랑도 이 때 외로움을 극복하다 생긴 겁니다.

이 회장은 "혼자 있다 보니 개가 좋은 친구가 됐고 사람과 동물 간에도 심적 대화가 가능하다는 것을 그때 알았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영화에 심취해 일본 유학 3년간 천 3백편 이상 보기도 했습니다.

기업인으로서는 승승장구했지만, 가족 관계에선 풍파가 많았습니다.

맏형인 이맹희 전 제일비료 회장과는 2012년 상속재산을 놓고 법정 다툼을 벌였습니다.

아버지인 이병철 회장의 상속 재산을 두고 이맹희 전 회장과 누나인 이숙희 씨가 잇따라 소송을 제기한 것입니다.

[이건희 회장 / 2012년 4월]
"이맹희 씨는 감히 나보고 '건희, 건희' 할 상대가 아니에요. 날 쳐다볼 때, 바로 내 얼굴을 못 보던 양반이라고…

미국에 유학 중이던 막내딸 윤형 씨를 지난 2005년 먼저 떠나보내는 아픔을 겪기도 했습니다.

외로운 소년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인으로 남은 이건희 회장.

영광과 외로움, 고통과 환희가 교차했던 삶이었습니다.

채널A 뉴스 배유미입니다.

영상편집
이태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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