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모 부부에게 학대를 당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사건 전모를 조현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소방당국에 신고가 접수된 건 낮 12시 35분입니다.
10살 여자아이가 욕조에 빠져 의식을 잃었다며 아이의 이모와 이모부가 119에 신고한 겁니다.
하지만 거짓말이었습니다.
경찰 조사에서 이모 부부는
"말을 듣지 않고 소변을 가리지 못해 이틀 정도 때렸고,
오전에는 훈육 차원에서 욕조 물에 넣었다 빼는 행위를 몇 번 했다"고 진술했습니다.
잔인한 폭행과 군사정권 시절 물고문을 연상시키는 행위로 조카를 숨지게 해놓고는,
욕조에 빠져 숨졌다고 거짓 신고한 겁니다.
실제로 아이의 몸 곳곳에선 멍 자국이 발견됐고,
이모 부부의 집에선 학대에 사용된 것으로 보이는 둔기들이 나왔습니다.
부검 결과 아이의 사인은 계속된 폭행으로 생긴 속발성 쇼크였습니다.
숨지기 전, 물고문을 당하기 전에도 수차례의 폭행이 있었다는 얘기입니다.
아이의 몸에선 무언가에 묶여있었던 흔적도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손찌검을 몇 번 한 건 맞지만, 아이의 죽음과는 무관하다"는
이모 부부의 진술을 뒤집는 증거였습니다.
경찰은 이모 부부에 대해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친부모에 대해서도 수사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아이는 친부모가 지난해 11월 이혼한 뒤 이모 부부의 집에서 지낸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경찰 관계자]
"아이가 사망한 당일이라 아이를 맡긴 이유나 이런 것만 물어보고 그 부분(학대)까지는 물어보지 않았고 저희들이 더 확인해야 합니다."
경찰은 또 이모 부부의 추가 학대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아동보호기관에 분리된 친자녀 2명에 대해서도 조사할 예정입니다.
채널A 뉴스 조현진입니다.
jjin@donga.com
영상취재 : 박재덕 임채언
영상편집 : 이재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