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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전문]주한러시아대사 “北 자체 역량만으로 위성 개발 가능”…기술 이전 사실 부인
2024-05-02 20:22 국제




게오르기 지노비예프 주한러시아대사가 우크라이나와의 전쟁 종결 조건으로 “우크라이나와 서방 국가들이 도네츠크와 루한스크, 자포리자, 헤르손 등 우크라이나 4개 지역을 러시아 영토로 인정하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2022년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 측이 종전 선결 조건을 구체적으로 제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지노비예프 대사는 2일 채널A와의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을 언제 끝낼 것인지 묻는 질문에 “4개 지역(도네츠크, 루한스크, 자포리자, 헤르손) 주민들은 이미 러시아 사람들이고 국민투표를 통해 러시아 영토로 통합되는 것에 동의 했다“며 “우크라이나와 서방 국가들이 새로운 영토적 현실을 인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습니다.

지노비예프 대사가 말한 4개 지역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일방적으로 합병을 선언한 곳입니다. 올해 3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재선 때도 선거가 치러진 곳입니다. 하지만 서방 국가들은 이 지역을 러시아 영토로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북한의 정찰위성 발사를 위해 러시아가 기술을 이전했다는 관측에 대해선 "북한의 힘과 역량만으로도 충분히 (위성 개발이) 가능했다"며 사실상 기술 이전 사실을 부인했습니다. 그는 "북한이 (서방의) 강력한 제재와 신형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기간 자발적 봉쇄에도 불구하고 현대적 방산을 성공적으로 일궈낼 수 있었다"며 북한을 칭찬하기도 했습니다. 지난해 9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회담을 한 이후 북러 밀착이 가속회되는 가운데 북한은 최근 정찰위성의 추가 발사까지 예고한 상황입니다.

북러 간 무기 거래 등 대북 제재 위반 지적에 대해서는 “러시아는 국제법에 따라 행동하고 있고 (북한이 러시아에 무기를 주었다는) 명확한 증거는 나오지 않고 있다”며 기존 주장을 이어갔습니다.

최근 윤석열 대통령에 대해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교부 대변인이 부적절한 발언을 한 것이나 러시아 정부가 한국을 '비우호국'으로 지정한 것 등 한러 관계가 악화된 상황에 대해서는 "양국이 어려운 시기를 지내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한러 관계가 서방만큼 최악인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다만 러시아의 우리 국민이 최근 러시아 당국으로부터 '30년 입국 금지' 처분을 받거나 탈북민 구출 활동을 벌이던 한국인 선교사가 간첩 혐의로 체포되는 등 한국인 대상의 불이익 조치가 잇따르는 것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답변은 피했습니다.

지노비예프 대사의 언론 인터뷰는 지난달 26일 윤석열 대통령에 신임장을 제정한 뒤 처음입니다. 다음은 일문일답.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은 언제쯤 끝낼 것인가.
“러시아의 ‘특별 군사 작전’은 우리가 목표를 달성해야 끝날 수 있다. 그 목표는 러시아 안보 보장, 우크라이나의 비나치화, 비무장화, 그리고 (우크라이나와 서방 국가들이) 새로운 영토적인 현실을 인정하는 것이다. 영토적인 현실이라는 것은 4개 지역(도네츠크, 루한스크, 자포리자, 헤르손)이 국민투표를 통해 러시아와의 통합을 선택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4개 지역 통합 인정이 종전 조건인가.
“4개 지역 주민들은 이미 대부분 러시아 사람들이다. 국민 투표를 통해서 러시아와의 통합을 선택했고 국제법을 통해서 이뤄진 선택이다.
우크라이나 측은 계속해서 합의할 생각이 없고 러시아에 전략적 패배를 안기겠다는 목표만을 품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러시아만 전쟁을 끝내면 상대는 본국의 목표를 달성하게 되는 것 아닌가. 그런 것은 용납할 수 없다.”

-푸틴 대통령의 방중, 방북은 언제인가?
“(재선에 성공한) 푸틴 대통령이 곧 취임식을 갖고 중국을 방문할 것으로 알려져 있고 그 이후에 북한도 방문할 것이라는 것이 대체적인 관측이다.
우선 러시아와 중국은 결정적인 파트너 관계다. 시진핑 중국국가주석도 연임 후 첫 방문지로 러시아를 선택했다. (그래서 푸틴 대통령도 중국을 먼저 방문하는 것이다.)
방북 일정은 구체적으로 모른다. 솔직히 말하면 알고 있더라도 (이 인터뷰에서) 그 정보를 유출하지 않을 것이다.”

-북한이 정찰위성을 추가로 발사할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가 기술 이전했나.
“한반도에서 살고 있는 민족은 높은 근면성과 넘치는 재능, 창의력을 가지고 있다. 남쪽 뿐 아니라 북쪽도 마찬가지다.
북한은 (서방 국가들로부터) 강력한 제재를 받았고, 또 코로나19 당시 자발적인 봉쇄를 했음에도 현대적 방산을 성공적으로 일궈낼 수 있었다. 북한이 본국의 방어력을 강화하는 데 이뤄낸 성과는 북한 자체 힘과 역량만으로도 충분히 가능했다고 생각한다.”

-북러 간 무기 거래 및 군사 협력 증거가 나타나고 있다.
=여러 추측들을 접하고 있다. 그러나 러시아는 국제법을 준수하고 있다. 또 우리 나름대로 해명하고 있다.

-북한에 대한 제재 이행 감시 역할을 하던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 패널이 러시아의 반대로 사라지게 되었다.
“사실상 정치적으로 편향된 기관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전문가 패널에선 러시아가 대북 제재를 위반하고 있다는 증거를 찾지 못했다고 보고서에 적혀있다.”

-최근 한국인 선교사가 러시아에 구금 됐는데 그 이유가 뭔가.
“러시아의 공식적인 발표 위주로만 답을 할 수 있는 입장이다. 현재는 공유하거나 드릴 수 있는 정보가 없다. 추측해서 답하고 싶지 않다.”

-한국 교민 '30년 입국금지' 처분도 내려졌다. 냉랭한 한러 관계에 대한 러시아의 보복 조치인가.
“이 질문과 관련된 입장은 똑같다. 영사 업무와 관련된 이 사건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정보를 갖고 있지 않다.”

-악화된 한러 관계는 어떻게 풀 것인가.
“현재 한러 양국이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서방 국가들이 명실상부한 반러시아 입장을 내고 있는 반면에 한러는 아직 그렇지는 않다. 한러 관계가 악화된 것은 우리 러시아와 한국 사이에 내부적인 문제가 있어서가 아니라 외부적인 요인에서 영향을 받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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