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에 연루된 김홍희(왼쪽) 전 해양경찰청장과 서훈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지난달 1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2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서해 공무원 피격 사실 은폐를 시도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서훈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무죄를 선고받았습니다.
서울고법 형사3부(부장판사 이승한)는 16일 서 전 실장과 김홍희 전 해양경찰청장의 허위공문서 작성·행사 등 혐의 항소심에서 원심과 같이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고(故) 이대준씨가 북한 해역에서 발견되기 전까지 어떤 일이 있었는지 알 수 없는 만큼 자진 월북이 아니었다고 단정할 수 없으며, 해양경찰청의 수사 결과 발표문은 자진 월북 사실을 확인한 내용이 아닌 당시 수사 결과를 토대로 한 판단에 가깝다고 봤습니다.
고인이 북한 해역에서 발견됐을 당시 구명조끼를 착용하고 있었고, 북한군에게 월북 의사를 표명한 사실은 비교적 분명하게 인정되는 만큼 당시 서 전 실장과 김 전 청장이 이씨의 자진 월북 의사를 추단한 것에는 합리성과 상당성이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재판부는 "직접 증거가 없는 이 사건에서 이와 같은 평가가 성급하거나 단정적 표현을 사용해 과장했다고 비판할 수 있다"면서도 "공공 신용을 해할 정도로 진실에 부합하지 않는 허위 내용을 작성하고 배포했다고 평가하긴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망인과 유족의 명예를 훼손하는 허위 사실이라고 보기 어려워 허위 공문서 작성 및 행사, 명예훼손, 사자명예훼손 등 서 전 실장의 혐의는 모두 범죄에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한다"며 "원심 판단에 잘못이 있다고 할 수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2020년 9월 해양수산부 공무원이었던 이씨는 서해상에서 북한군에 의해 살해됐습니다.
감사원은 2022년 6월 이 사건 은폐 의혹과 관련한 감사에 착수했고, 검찰은 2022년 말 서 전 실장과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 서욱 전 국방부 장관 등을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로 기소했습니다.
서 전 실장은 이씨가 북한군에 의해 피격됐다는 첩보가 확인된 후 합참 관계자들과 해경청장에게 보안 유지 조치를 지시해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혐의를 받았습니다.
같은 날 피격 사망 사실을 숨긴 상태에서 해경으로 하여금 실종 상태에서 수색 중인 것처럼 허위 보도자료를 배포하게 한 혐의도 적용됐습니다.
김 전 청장에겐 이같은 지시에 따라 월북 가능성에 대한 허위 보도자료를 배포한 혐의가 제기됐습니다.
1심은 "절차적인 면에서 위법이 있다고 볼 증거와 내용적인 면에서 허위가 개입됐다고 볼 증거가 부족하다"며 전원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이들과 함께 기소된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 서욱 전 국방부 장관, 노은채 전 국정원 비서실장에 대해선 검찰이 항소를 포기하며 무죄가 확정됐습니다.
서 전 실장과 김 전 청장의 경우 이씨의 월북 여부가 불분명함에도 자진 월북한 것으로 오인할 수 있는 수사 결과를 발표한 혐의(허위공문서 작성 등)에 대해서만 검찰이 항소하며 2심이 열리게 됐습니다.
윤승옥 기자 [touch@ichanne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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