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7만 원 티셔츠 사세요” 간접체험의 덫

2018-01-23 20:24   문화

Your browser doesn't support HTML5 video.

고가의 명품을 사거나 승마같은 고급 스포츠를 즐기는 상상, 한번쯤 해보셨을텐데요. 

비용과 시간 때문에 최근엔 인터넷과 가상현실을 통한 간접 체험을 하는 사람이 많아졌습니다. 

하지만 부작용도 만만치 않습니다. 

이다해 기자입니다. 

[리포트]
낙하산을 타고 하늘을 날고, 나무가 우거진 정글숲을 누빕니다. 시간과 돈이 필요한 익스트림 스포츠를 간접 체험할 수 있는 가상현실 공간입니다. 

저는 지금 정글 속에서 카약을 타고 있습니다. 큰 돈을 들여 멀리나가야만 카약을 경험할 수 있다는 편견이 있는데요, 이렇게 가상현실로 여행 온 기분을 낼 수 있습니다. 

스크린을 통해 귀족스포츠로 불리는 승마를 즐기는 회원수가 3년 만에 6배 넘게 늘었을 정도로 '대리만족형 콘텐츠'가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작용도 만만치 않습니다. 

[현장음] 
사고 싶은건 사라. 

반팔 티셔츠 하나가 127만 원. 실화냐? 

100만 원 넘는 티셔츠를 사라고 부추기는가 하면, 200만원 짜리 스커트를 비롯해 1500만 원 어치의 명품을 구입했다고 자랑하기도 합니다. 

고가의 제품을 소개하는 이른바 '명품 하울' 영상입니다. 

영상 게재 2주 만에 조회건수가 200만건을 넘었지만, 시민들의 반응은 엇갈립니다. 

[최지희 / 서울 용산구] 
"제가 사지 못하는 물건을 남이 사는 걸 보면서 오히려 대리만족." 

[태민경 / 서울 마포구]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는 것 같아요. 고운 시선은 아닌 것 같아요." 

전문가들은 양극화를 심화시켜 사회적 갈등을 유발시킬 수 있다며 개인에 따른 소비 가치관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채널A 뉴스 이다해입니다. 

cando@donga.com 
영상취재: 이기상 
영상편집: 박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