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수지 구경나온 주민들 “한 방울도 아깝다”

2025-09-13 18:57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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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강릉 주민들의 얼굴에도 모처럼 화색이 돌았습니다. 

다들 어린아이처럼 비 구경하기에 바빴고, 일부 주민들은 "호의주의보 재난 문자가 그렇게 반가웠다"고 했습니다.

며칠 간 이어진 단수에 또 제한 급수에 '물 한번 시원하게 쓰는 게 소원'이라던 강릉 주민들. 조금이나마 위안이 되길 바랍니다.

이어서, 홍란 기자입니다.

[기자]
쏟아지는 빗줄기에 조금씩 수위가 높아지는 오봉저수지를 하염없이 바라봅니다. 

반가운 단비에 얼마나 저수율이 높아지는지 직접 보러 온 겁니다.

[박미경 / 강원 강릉시]
"어제부터 비 소식이 있어가지고 너무 궁금해서 얼마나 오봉 저수지가 조금 차고 있나 싶어서 그냥 보러 나왔습니다."

집안 마당이 대야들로 꽉 찼습니다.  

한달만에 내린 빗물을 받기 위해 김장용 대야까지 모두 꺼냈습니다.

비를 기원하는 인형을 달아 놓은 창밖으로 드디어 내린 비가 반갑습니다.

오랜만에 힘차게 흐르는 계곡물 모습을 촬영해 가뭄이 하루빨리 물러가기를 기원하기도 합니다. 

기우제까지 지낸 강릉시민들은 반가운 단비에 웃음꽃이 피었습니다.

[이현동 / 강원 강릉시]
"빗물 하나하나 흘러가는 것도 너무 아깝게 느껴지고 저도 살면서 이런 건 처음이어서 근데 어젯밤에 빗소리 들으면서 잠이 안 올 정도로 반가웠어요."

강릉시민들은 SNS에 '간절하게 기다렸던 고마운 비'라며 '호의주의보 재난문자 알림마저 반갑다'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시들어 말라버린 대파밭에도 시원한 빗줄기가 내립니다. 

밭 고랑 사이사이엔 귀한 물이 찰랑찰랑 고였습니다.

물을 퍼나르는 양수기는 오늘하루 쉴새없이 돌아가며 오랜만에 제역할을 했습니다.

내일 새벽까지 강릉에는 10mm 정도 비가 더 내리다 그칠 전망입니다.

오는 17일 한차례 더 비 예보가 있어 강릉시민들은 가뭄이 하루빨리 해소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채널A뉴스 홍란입니다.

영상취재: 한일웅
영상편집: 김지향

홍란 기자 hr@ichannel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