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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농기계 파괴왕 ‘홍 부장’을 아십니까? [심층취재 ‘추적’]
2025-09-30 19:35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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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늘 심층취재 추적은, 말 그대로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꼴이 된 사건입니다.
사고 농기계의 적정 보험금을 조사해야 할 손해사정조사자가, 오히려 보험금을 부풀려 청구해주고 그 대가로 뒷돈을 챙긴 혐의로 경찰 수사선상에 올랐습니다.
이른바 '홍 부장'으로 통하는 그 실체를 서창우 기자가 단독 추적했습니다.
[기자]
'홍 부장' 이라고 하니 다들 아는 눈치입니다.
[A 농기계 수리업체]
"저도 알아요. 우리집도 몇 번 왔으니…"
[B 농기계 수리업체]
"이름은 들은 것 같아요. 성은 알아요 홍."
추적팀이 '홍 부장'을 찾아나선 이유, 이겁니다.
[C 농기계 업체 대표]
"업체에서 (농기계) 수리를 했는데 보험료를 어떻게 부풀려 가지고 뭐 해가지고 뭐 잘못됐다고 얘기를 하더라고요."
홍 부장은 농기계 전문 손해사정조사자입니다.
농민이 사고 난 농기계 수리를 맡기고 농협에 보험을 청구하면 그 금액이 적정한지 조사하는 일을 합니다.
그런데 오히려 보험금을 과다 청구해주고 뒷돈을 받은 정황이 경찰에 포착됐습니다.
보험금 과다 청구 방식은 농기계를 '파괴'하는 수준입니다.
[농기계 주인 지인]
"수리하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전손을) 유도를 하더라고요."
<손해사정 조사자 말씀이시죠?> "네. 이렇게 처리를 하면 보험 금액이 꽤 나온다."
바퀴가 잠겼던 이 콤바인, 홍 부장은 회복 불능 상태인 것처럼 서류를 꾸며줬고 농민은 보험금을 타갔습니다.
"바퀴까지 물이 찼는데 별 문제 없었던 거예요. (엔진이나 이쪽에 문제가?) 그쪽까진 물이 안 찼었어요."
뒷돈을 준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은 업체에 가봤습니다.
<"저 사람 아니에요? 가볼게요">
<부품을 부풀려서 뒷돈을 줬다는 이야기가 있어서> "수사기관에서 수사하면 되니까 그거 신경 쓸 거 없어요. 가세요!"
충남 지역에서 홍 부장에게 뒷돈을 줬다는 업체는 더 있습니다.
"(홍씨) 문자가 있었어요. 2천만 원 커미션 달라는 거예요." "100만 원 줬어. 더 붙인 것도 없어요. <조사자가 받으면 안 되는 돈 아니예요?> "그렇지."
충남경찰청은 홍 부장이 17차례에 걸쳐 3억 8천만 원의 부당 보험금을 받아낸 걸로 보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뒷돈으로 최소 수천 만원의 이득도 챙겼을 걸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돈을 챙긴 또 다른 루트도 경찰이 수사 중입니다.
[이진영 / 충남경찰청 형기대 광역수사2팀장]
"전손 처리한 농기계를 경매 업체를 통해서 헐값에 낙찰 받아가지고 수리 후에 시가로 판매해가지고 시세 차익을 크게 보는 경우도…"
추적팀은 홍 부장에게 직접 해명을 들으려했지만, 취재에 응하지 않겠다는 답변만 돌아왔습니다.
심층취재 추적, 서창우입니다.
PD: 엄태원 안현민
서창우 기자 realbro@ichannel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