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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기자]‘환단고기’ 논란, 역사관 문제?
2025-12-15 19:13 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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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정치부 이남희 선임기자 나왔습니다.
Q. 이 대통령, 고 박진경 대령을 지목해 유공자 지정 취소를 지시했는데 어떤 인물인가요?
1948년 제주 4.3 사건 당시 진압을 이끌었던 인물입니다.
당시 남로당 프락치인 부하에게 취침 중 암살당했는데요.
정부는 한국전쟁 중이던 1950년 박 대령에게 을지무공훈장을 수여했습니다.
전몰군경, 그러니까 직무수행 중 사망한 군인으로 예우받은 겁니다.
Q. 그런데 왜 논란이 된 거예요?
박 대령 유족, 무공훈장 수훈을 근거로 박 대령을 국가유공자로 등록해달라고 신청했습니다.
현행법상, 무공훈장 받은 사람은 국가유공자로 인정받게 돼 있거든요.
유공자로 자동 지정되자 4.3 사건 유족들이 문제 삼고 나선 겁니다.
권오을 보훈부 장관이 사과했고, 대통령도 무공훈장 취소를 검토하라고 지시한 거죠.
Q. 대통령은 왜 박 대령의 유공자 지정을 문제 삼았을까요?
제주 4.3 사건에 대해 또 박진경 대령에 대해 보수와 진보 진영의 평가가 엇갈리고 있거든요.
진보 진영에서는 박 대령이 제주도 공비 뿐만 아니라 일반 주민 수천 명을 체포, 학살했다는 의혹을 제기합니다.
반면 보수 진영에선 박 대령이 대한민국 정부 수립 반대한 남로당 무장 세력과 싸우다 순직했다고 봅니다.
양민 학살은 사실이 아니란 거죠.
최근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등이 관람한 '건국전쟁2'가 바로 박 대령 얘길 다루는데요.
이 대통령은 오늘 사실상 진보 진영 쪽 해석에 손을 들어준 겁니다.
국민의힘은 "역사까지 재단해 정권 입맛에 맞추려 한다"고 반발했습니다.
Q. 대통령이 사흘 전 언급한 '환단고기'도 보수, 진보 역사관의 문제인가요?
복수의 역사학자들에게 물어봤더니 "환단고기는 진보, 보수의 문제가 아니"라고 하더라고요.
환단고기, 고대 한민족이 단군 전 한반도 넘어서 유라시아 대륙을 지배했다는 주장을 담고 있죠.
이걸 진짜라고 믿던 사람들 중엔 보수 성향도 있었지만 진보 진영에서도 범민련 의장 지낸 강희남 목사가 관련 책 펴냈거든요.
Q. 박근혜 전 대통령도 언급했어요?
박근혜 전 대통령도 2013년 광복절 경축사에서 '환단고기' 한 대목을 거론해 논란이 됐거든요.
당시 민주당 전신인 새정치민주연합은 새 국정교과서에 환단고기 반영되는 아니냐고 우려했었습니다.
Q. 그럼 이 대통령은 '환단고기'를 왜 꺼냈을까요?
지난 금요일 업무보고 때 이 대통령이 박지향 동북아역사재단 이사장에게 "환빠 논쟁 아느냐"며 질의가 시작됐죠.
모른다고 하니 이 대통령 "고대 역사 연구 안 하냐"고 물었고요.
맥락을 보면 환단고기를 믿는 사람들이 '환빠'라고 비하당하고 있는데 이것도 연구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취지로 읽히는데요.
정치권에서 대통령이 가짜로 판명된 역사를 공식 석상에서 꺼내 든 것 자체가 논란이 됐죠.
이에 대통령실 관계자 "제대로 업무 파악하는지 본 차원이었다. 그 주장에 동의하거나 연구하란 뜻은 아니었다"며 한 발 물러섰습니다.
Q. 그러니까 역사적 논쟁을 한 건 아니란 거예요?
정치권에선 이 대통령이 전 정부서 임명된 박 이사장 사퇴를 압박하기 위해 던진 질문으로 보고 있습니다.
박 이사장, 윤석열 정부 때 임명된 인사로 뉴라이트 성향으로 분류되죠.
박 이사장과 통화해봤는데요.
"상고사 부분은 주요 보고 사항이 아니었다.
내가 서양사학자라 관련 내용 알고 있는지 질의한 게 아니겠느냐"고 했습니다.
지금까지 아는기자 정치부 이남희 선임기자였습니다.
이남희 기자 irun@ichannel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