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기자]외화 반출 검색, 어디 업무…공항에선 안 하나?

2025-12-15 19:18   경제,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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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경제산업부 여인선 기자 나왔습니다.

Q1. 이재명 대통령과 이학재 인천공항공사 사장의 말 누가 맞는건지 하나씩 따져보죠. 먼저 외화반출 검색이 인천공항공사 일이 맞는지가 논란의 시작이었는데, 뭐가 맞나요?

네, 이학재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은 업무보고에서 "공사는 주로 유해물질을 검색한다"고 말했는데요.

이 말은 사실입니다.

항공보안법을 보시면, 공항공사가 하는 보안검색의 기본 목적은 항공 안전입니다.

항공기 테러나, 화재 발생에 연관된 위험물질을 걸러내는 것이 1차 임무고요.

외화를 단속하는 주체는 외국환거래법에 따라 세관, 즉 관세청의 업무입니다.

Q2. 그럼 공항 보안검색대에서는 외화 밀반출을 적발하는 일은 아예 안 하는 것입니까?

이 대통령은 "공사는 외화 불법 반출 적발을 안 한다는 얘기"냐며 이학재 사장을 질책했었죠.

공항 보안검색에서 이 업무를 아예 안 하는 것은 아닙니다.

인천국제공항공사 관계자 얘기를 들어보니까요.

보안 검색 과정에서 현금이 대량으로 뭉쳐있는 것이 포착되면 그 즉시 세관에 알립니다.

실제로 올해 11월 인천공항에서 홍콩으로 출국하던 내국인이 여행용 가방 2개에 엔화 9억 원과 달러 5억 원을 밀반출하려고 했다가 X-ray 판독에서 적발됐습니다.

세관은 공항공사로부터 사건을 인계받은 뒤 현재 자금 출처를 조사하고 있고요.

즉, 공항 검색대에서도 외화 불법 반출을 거르기는 하지만 단속의 최종 주체는 세관인 것입니다.

Q3. 앞서 리포트에서 보셨듯이, 대통령은 "다 열어서 검색하면 된다"고 지시했는데, 이학재 사장은 안 된다고 했고요. 누구 말이 맞는 겁니까?

네, 이학재 사장은 대통령이 지시한 방법대로 100% 수하물을 열어서 검색하면 공항이 마비될 것이라고 SNS에서 반박했는데요.

이 사장의 우려, 타당한 측면이 있습니다.

현재는 기내 반입 수하물과 위탁수하물을 X-ray로 전수검사하고요.

이중에서 문제가 의심되는 수하물만 열어서 검사를 하는데요.

공항 관계자에 따르면 모든 출국자의 가방을 열어서 책이나 옷, 파우치까지 사람 손으로 일일이 검사하게 되면 소요시간은 5배 이상 더 걸릴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인천공항 하루 이용객이 20만 명을 넘다 보니까, 공항이 마비되는 것까지는 아니더라도 대기 시간이 폭증할 수는 있는 겁니다.

실제로 지난 2017년 미국행 비행기 승객에 대한 보안검색이 일시적으로 강화된 적이 있었는데요.

당시 승객들은 공항에 4~5시간 전에 도착해야한다고 안내받았습니다.

그러다보니 JFK공항이나 샤를드골, 히드로 같은 대표적인 국제공항들도 선별 검색을 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Q4. 대통령이 외화 밀반출 방법을 알렸다는 논란도 있어요?

네, 이학재 사장의 SNS에 나온 얘기죠.

"대통령 발언 때문에 책갈피 달러 수법이 온 세상에 알려졌다"고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이런 우려는 일부 과장된 측면이 있습니다.

관세청에 물어보니까요.

"책에다 은닉하는 방법은 일반적인 수법이다" 이렇게 얘기하면서, "영화에서도 책에 구멍을 파는 방법은 나온다"고 설명했습니다.

언론보도에도 나왔었고요.

대통령실은 오히려 "대통령 언급으로 온 세상에 알려져 예방효과가 있을 것"이다 라고 말했는데요.

다만 보안전문가들은 범죄방법이 공개되면 회피 전략이 진화하기 때문에 지나치게 자세하게 공론화하는 것은 주의해야한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경제산업부 여인선 기자였습니다.

여인선 기자 insun@ichannela.com